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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유치전] ④실세 왕세자 직접 뛰는 사우디 넘어라

아랍·이슬람권 중심으로 지지 확보…아프리카에서도 강세 분석 '후발 주자' 이탈리아, 5월 준비위 구성해 본격 유치 활동

[엑스포 유치전] ④실세 왕세자 직접 뛰는 사우디 넘어라
아랍·이슬람권 중심으로 지지 확보…아프리카에서도 강세 분석
'후발 주자' 이탈리아, 5월 준비위 구성해 본격 유치 활동


(로마·테헤란=연합뉴스) 신창용 이승민 특파원 =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노리는 한국이 넘어야 할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는 올해 국제유가 고공행진 등의 요인으로 커진 영향력을 바탕으로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비롯한 정부 요직을 맡는 왕가가 세계 주요국 고위인사를 직접 만나며 지지 선언을 끌어내고 있어 부산으로선 만만치 않은 경쟁자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해 10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에 2030 엑스포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엑스포 주제를 '변화의 시대: 지구를 내일로 이끌다'로 정했다면서 "2030년 리야드 엑스포는 사우디 왕국의 비전 2030과 궤를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끄는 '비전 2030'은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해 사우디가 추구하는 경제·사회적 대변혁 프로젝트다.
'은둔의 석유 왕국'에 머물렀던 사우디는 그간 축적한 막대한 오일 달러를 등에 업고 석유 이후 시대에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2030년 엑스포 역시 사우디가 향하는 이런 큰 그림을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우디는 중동의 중심국이면서도 전세계가 참여하는 대형 이벤트를 사실상 개최해 본 적이 없다. 중동의 첫 월드컵 축구는 카타르에, 첫 엑스포는 아랍에미리트(UAE)에 내줬다.
'메가 스마트도시' 프로젝트 네옴으로 전세계의 관심을 끄는 데 일단 성공한 사우디는 2030년 엑스포 개최를 발판으로 보수적이고 정적인 종교국가에서 세련되고 개방적인 미래 지향 국가로 변모한다는 전략이다.
사우디는 지난 3월 두바이 엑스포 종료와 함께 2030년 박람회 유치를 위한 글로벌 캠페인을 공식 출범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 대결에서 사우디는 혈통과 종교적 동질성을 내세워 표를 모으고 있다.
사우디는 먼저 중동·북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아랍권에서 꽤 넓은 지지를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7개국이 가입한 이슬람협력기구(OIC)는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를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 모리셔스, 케냐, 잠비아, 지부티, 모로코, 카메룬의 지지 약속이 있었고, 19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중앙아프리카경제공동체(ECCAS)도 사우디를 지원한다는 뜻을 발표했다.
170개 BIE 회원국 중 아프리카 대륙이 54개국으로 가장 많고 중동이 16개국인 점을 고려하면 사우디의 지지세를 무시할 수는 없다.
아프리카에서 사우디의 지지세가 강한 이유 중 하나는 그간 사우디가 이 지역에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계획으로 다져 온 우호적인 여론이다.
사우디의 '표밭' 작업은 다른 대륙으로 넓어지고 있다.
올해 6월엔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외교장관이 인도네시아를 방문,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7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엘리제궁에서 저녁을 하면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곧 프랑스 대통령실은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자메이카, 아이티 등 15개국으로 이뤄진 카리브공동체(CARICOM·카리콤)도 지난달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5일 사우디 국영통신사 SPA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엑스포 유치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돌발변수도 사우디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난을 극복해야 하는 유럽권으로선 자원 부국인 사우디와 관계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유치전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되는 이탈리아는 5월 총리실, 외교부, 로마시, 라치오주, 로마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2030 로마 엑스포 유치 준비위원회'를 공식 설립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섰다.
이탈리아는 엑스포 주제를 '사람과 땅: 도시 재생, 포용과 혁신'으로 삼고 2030 엑스포를 로마 외곽의 방치된 지역을 개발하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로마는 1942년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으나 2차 세계대전으로 불발된 점을 내세워 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한다.
엑스포 유치 준비위는 유럽표가 결집한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가능하다며 자신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엑스포 특사단은 '최대표밭'인 아프리카와 유럽을 상대로 홍보를 집중하고 있다. 최근 중앙아프리카 국가를 방문해 보건·안보 분야 지원을 약속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이미 2015년 밀라노에서 엑스포를 개최했다는 약점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숙박,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엑스포까지 개최하는 것에 대한 현지 우려도 적지 않다.
최종 개최 도시는 현지 실사 등을 거쳐 내년 11월 BIE 회원국 170개 국가가 참여하는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첫 투표에서 유효표의 3분의 2를 얻으면 유치권을 바로 따낼 수 있다. 3분의 2를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투표를 반복해 최저 득표 후보를 떨어뜨려 최종 2개 후보를 남긴다.
이들 2개 후보를 대상으로 한 마지막 투표에서 다득표국이 엑스포 유치권을 가져간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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