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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 만 해외 순방 나서는 시진핑, 美 보란 듯 푸틴 만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월 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69)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되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또 지난 2월 4일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계기로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이며 횟수로는 39번째 만남이다. 시 주석이 2020년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32개월 만에 해외 순방에 나서면서 콕 집어 푸틴 회담을 포함시킨 셈이다.

FT는 모스크바 국빈 방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가 중국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경고했지만 중·러 관계가 멀어지기보다 도리어 더욱 밀착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우즈베키스탄에 앞서 14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한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2013년 9월 시 주석이 이른바 ‘실크로드 경제 벨트’를 처음 제창한 국가다. 같은 해 10월 인도네시아 국회 연설에서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제안했다. 11월 18기 3중전회에서 이 둘을 합쳐 ‘일대일로(一帶一路, 원 벨트 원 로드)’라는 국가 전략으로 승격시켰다.

카자흐스탄 방문은 이미 올해 초부터 준비됐다. 지난 2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한 직후 카자흐스탄은 올해 9월 시 주석이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답방을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은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도 참석해 9년 전 ‘일대일로’ 구축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자신의 집권 3기 핵심 국제전략으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러의 밀착은 시 주석 한 명에 멈추지 않는다. 현 중국공산당(중공) 권력 서열 3위의 리잔수(栗戰書·72)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러시아 동방포럼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5일 보도했다. 오는 17일까지 10박 11일 일정으로 러시아·몽골·네팔·한국을 순방하는 리 위원장 역시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상무위원급으로 이뤄진 첫 해외 순방 목적지로 러시아를 의도적으로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명보는 6일 “당내 제3호 인물인 리잔수가 20대 개막 한 달 전 시점에서 72세 나이로 열흘간 4개국 순방의 상징적인 의미가 더욱 크다”며 “중국 최고 지도층의 해외 순방 회복의 서막”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일 안드레이 이바노비치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왼쪽)가 왕이(오른쪽)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팔짱을 낀 채 우의를 과시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러 밀착은 이임을 앞둔 안드레이 이바노비치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의 융중한 환송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4일 부총리급인 샤바오룽(夏寶龍) 전국 정협 부주석이 데니소프 대사와 회담을 갖고 중·러 우호를 강조했다. 26일 외부 일정이 거의 없었던 치위(齊玉) 중국 외교부 당위원회 서기 역시 데니소프 대사와 만났다. 같은 날 데니소프 대사는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선하이슝(愼海雄) 중앙라디오방송총대 대표에게 우의훈장을 수여했다. 2018년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SCO 정상회담을 앞두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단독 인터뷰를 한 데 대한 답례 차원이다. 31일에는 리잔수 위원장이 데니소프 대사를 접견하고 그의 공헌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2일에는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데니소프 대사를 직접 만나 팔짱 낀 사진을 찍으며 밀착을 과시했다.



신경진(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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