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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보당국 "北 무기로 눈 돌린 러, 로켓·포탄 수백만발 구매"

2012년 4월 16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군 열병식에서 포병부대가 거리를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최근 이란산 드론을 반입한 데 이어 북한으로부터 로켓과 포탄 등 무기 구매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기밀 해제된 미국 정보당국 문서를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한산 로켓을 포함해 수백만발의 포탄을 구매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또 한 미국 관리는 러시아가 단거리 로켓과 포탄 외에도 북한으로부터 추가적인 장비 구매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는 서방의 제재로 인해 공급망이 심각하게 훼손된 러시아가 군수품을 보충하기 위해 '파리아(Pariah·왕따)' 국가로 눈을 돌렸다는 징후라고 했다. 단, 기밀 해제된 문서엔 러시아가 구매한 무기 리스트와 선적 시기, 규모 등 세부 사항은 없었다.

NYT는 이번 기밀해제는 러시아가 이란산 드론을 선적했다는 미 국방부의 발표가 나온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미 관리들은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미국과 유럽이 부과한 제재가 러시아의 군수품 확보 능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메이슨 클라크 미 전쟁연구소(ISW)의 러시아팀 리더는 "크렘린궁은 북한으로부터 무엇이든지 사들여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기업연구소(AEI) 소속 군사 전문가인 프레데릭 케이건은 "러시아가 북한이나 다른 누구로부터 로켓을 사야 하는 유일한 이유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경제를 통해 군수물자를 동원할 뜻이 없거나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렘린궁과 관영 언론은 러시아 경제를 봉쇄하기 위한 서방의 제재는 실패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그 근거로 전쟁 전보다 월등히 높아진 무역흑자 등을 들었다. 실제로 자원 부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글로벌 석유·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며, 막대한 현금을 쌓는 중이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군사재건 측면에선 확실히 타격을 입혔다. 러시아가 무기를 사거나 그 무기에 들어가는 전자기기 부품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중국으로 눈을 돌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미 관리들은 중국이 러시아산 석유를 싸게 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아직 러시아에 군사 장비나 부품을 판매하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상무부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 SMIC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위반할 경우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거의 모든 반도체가 미국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쓰기 때문에 우린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이란과 북한에 접근 중이다. 이란과 북한은 앞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어 러시아와 '동병상련' 관계이며, 러시아와 거래를 한다고 해도 국제사회에서 손해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사들이는 모든 거래는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 로켓에 눈을 돌린 이유가 서방의 제재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북한이 제조하는 152㎜ 포탄이나 '카투사 스타일 로켓(소련이 처음 제작한 다중 로켓 발사기)'엔 첨단기술이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군의 정밀 유도 무기는 고갈 중이다. 또 성능도 효과적이지 않다. 앞서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군의 정밀 유도 무기의 절반 이상이 표적을 타격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무차별 포격을 선호하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또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이 지원한 로켓으로 탄약 저장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것도 러시아군의 포탄 부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김영주(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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