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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이재명 결재에…故김문기 "이례적" 생전 진술 공개 [法ON]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대장동 개발과 1공단 공원화 사업을 분리하는 과정이 이례적이었다고 주장한 생전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가 진행한 대장동 재판 서증(書證) 조사에서 검찰이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진술 조서를 공개한 겁니다. 피고인들에 대한 증인 신문에 앞서 참고인 진술 조서 등 검찰 측 문서 증거를 살펴본 겁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2년 6월 시장 취임 2년 기자회견에서 대장동과 신흥동 제1공단 결합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성남시청

진술 조서에 따르면 김 처장은 2016년 1월 정민용 변호사가 원래 대장동·1공단공원 결합개발에서 1공단 사업을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당시 성남시장)의 서명을 받아왔다고 기억했습니다. 성남시장의 결재를 먼저 받은 보고서를 첨부해 공사에서 다시 성남시청에 보고를 올렸다는 겁니다.

김 처장은 "정상 절차라면 성남의뜰이 성남시 주무부처에 도시개발계획 변경을 신청하고 주무부서가 논의한 뒤에 성남시장이 결재해야 한다"고 진술했습니다. 앞서 공사 직원 한모씨도 재판에 나와 “당시 사업자들이 '1공단에는 소송이 걸려 있어 대출이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분리 개발을 위해 직접 시장 결재를 받아 왔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가 1공단 공원 사업을 분리할 계획이 없었는데, 민간 사업자들이 직접 시장 결재를 받아오는 바람에 분리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이전에도 민간 사업자들이 용적률이나 임대주택 비율 등에도 영향을 미쳐 많은 이익을 가져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 전 처장도 검찰에서 "성남시가 개발 과정에서 주택 배분 계획을 바꾸면서 사업 이익이 크게 늘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2016년 2월 작성된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구역 및 개발계획 변경(안) 입안 보고. 공동주택 용적률이 180%에서 190~195%로 상승됐다. 이기인 성남시의원

이에 대해 피고인들은 “대장동부터 먼저 개발한 뒤 이 이익으로 공원화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반박하고 있죠. 김만배씨 측은 이날 "성남시나 공사 입장에서는 1공단에 공원이 조성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인 데다 이재명 당시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기 때문에 시에서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는 화천대유 관계자들의 증언도 제시했습니다. 이들은 용적률은 애초에 잘못 설정된 것을 수정한 것이고, 이를 높였다고 해서 화천대유에 경제적인 이익이 더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사업에 앞서 추진했던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 역시 이 재판에서 거론됩니다. 위례 신도시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설립한 공사의 첫 민관 공동 개발 사례로 꼽히죠. 위례와 대장동은 사업구조나 개발 방식이 유사해 '판박이'로 불리지만,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 조금 다른데요. 위례 사업은 성남시가 민관 합작법인(SPC)에 지분 5%(2억 5000만원)를 출자해 수익의 50%(150억 7500만원)를 챙기는 방식입니다. 성남시의 이익 상한(1830억원)을 확정한 뒤 나머지는 민간사업자가 다 가졌던 대장동 사업과는 다르죠. 사업자들은 2020년 말 기준 택지개발 이익 5903억 중 68%에 달하는 4040억원을 가져갔습니다.

공사에서 위례 사업을 챙겼던 주 모 개발사업1팀 파트장은 "위례와 비교했을 때 대장동 사업에서 공사 이익을 미리 확정해두는 것은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정 변호사가 공모지침서에서 대장동에서 나올 이익을 너무 보수적으로 판단해 공사 이익을 한정했다는 취지입니다. 주 파트장은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은 환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게 냈다가 크게 질책을 받았다고 알려진 인물입니다.

이날 피고인들은 "주 파트장의 감에 의존한 진술"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위례 사업의 경우 대규모 택지인 데다 서울 접근성이 더 좋아 위례 가치가 애초에 대장동보다 더 높다"고 본 다른 관계자들의 법정 증언도 내밀었죠.

이들은 또 "위례 사업은 사업 이익을 배분하는 형식이라, 민간 사업자들이 건설비용을 부풀려 공사가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장동 사업을 추진할 때는 공사 이익을 확정해뒀다는 건데, 이재명 대표의 최근 해명과도 일치하죠. 하지만 앞서 법정에 나온 주 파트장은 "위례 사업이 이익 배분 형식으로 진행돼 공사가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 맞느냐"라고 묻는 검찰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날 유 전 본부장 측은 주 파트장이 질책을 들었다고 주장한 날에 유 전 본부장이 해외에 있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주 파트장은 앞선 증인신문에서 "상황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질책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날짜를 추정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사무실에 누가 있었는지, 주변에 어떻게 호소했는지 등을 자세히 증언했습니다.

검찰이 지난달 31일 '대장동 닮은꼴'로 평가 받고 있는 위례신도시 개발 건 관련 호반건설 등 20여곳을 압수수색 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호반건설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검찰은 위례 사업을 또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등은 위례 사업에도 관여돼 있는데요. 앞선 재판에서 재생된 정영학 녹취 파일에도 관련 언급이 나옵니다. 정 회계사가 "위례에서 최소 20~30억을 챙겼다"고 얘기하거나, 유 전 본부장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출발해 위례를 지나서 여기까지 오면서…어느 정도 벌 만큼 벌었다"라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남 변호사가 "위례를 털까 봐" 걱정하는 대화도 있습니다. 위례 사업자 선정 과정에 대한 수사를 두려워하자, 정 회계사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안심을 시키기도 하죠.

검찰은 이들뿐 아니라 위례 사업에 관여한 건설사, 분양대행업체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공사와의 또 다른 유착관계는 없는지, 민간 사업자들의 입김이 어떻게 미쳤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오효정(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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