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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닭 배달 5000원, 사람 3800원…말이 되나" 택시기사 분노

“통닭 배달해도 5000원인데 사람 운송하면 (2㎞당) 3800원 받는 게 말이 되나”

택시 기사 안모(65)씨의 하소연이다. 그는 퇴직금 1억원을 투자해 개인택시 면허를 땄다. 안씨는 노년에 그럭저럭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하루 10~12시간 택시를 몰아도 시간당 1만~1만5000원을 받아 가스비·보험료·세금 등을 내면 월평균 순수익은 250만원 남짓이라고 한다. 그는 “ 택시 기사를 그만두고 배달 일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교통문화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택시요금 정책 개선 공청회'에서 택시 업계 관계자들이 법인 택시요금 자율권 보장 등이 담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택시 기사 감소·코로나 19 →택시 공급 급감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민 공청회가 5일 서울시교통문화교육원에서 열렸다. 공청회에는 전문가·시민 등 350명이 몰려 택시 요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보여줬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박사는 택시 대란 원인으로 ▶법인택시 운수 종사자 감소와 ▶택시 운수 종사자 고령화를 꼽았다. 안 박사에 따르면 법인택시 운수 종사자 수는 2019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2019년 대비 지난해 택시 운전기사종사자 수는 최소 1만 명 이상 줄었다. 안 박사는 "2010년 이후 법인 택시 운전기사는 지속해서 줄었는데 코로나19가 직격탄을 날렸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교통문화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택시요금 정책 개선 공청회'에서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 연구실 연구위원이 심야 택시 수 부족과 택시 기사의 고령화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박사는 “부족한 기준금을 개인 돈으로 채워야 하는 ‘유사 사납금제’ 등으로 인해 법인 택시 종사자 처우가 열악해졌다”며 “결국 최저임금보다 못한 급여를 받으면서 (택시 기사가) 운전대를 놨다”고 덧붙였다.

40~50대 기사 이탈이 많아지면서 운수 종사자는 고령화했다. 실제로 개인택시 기사 중 60세 이상 고령 운전자 비율(76.4%)은 10년 만에 35.2% 포인트 증가했고 법인택시 고령 운전자 비율(63.1%)도 같은 기간 44.6% 포인트 높아졌다(2021년 기준). 고령화가 이어지면 택시 운행 시간이 감소하고 심야 택시 공급 대수도 감소한다는 것이 서울연구원의 분석이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박사가 최근 한 법인택시 기사로부터 받은 '급여 명세서.' 월 150만원을 채 넘지 못하지만 여기에 성과급이 조금 더 붙는다고 한다. [서울시 자료 캡처]
택시 인력 유인책 ‘요금 인상’ 불가피
택시 종사자를 늘리려면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서울연구원의 주장이다. 서울시는 2019년 2월 3000원이던 택시 요금을 2019년 2월 3800원으로 인상한 뒤 4년째 동결했다.

이에 서울시는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3%) 올리는 방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기본요금 부과 구간을 축소하고(2㎞→1.6㎞), 거리요금 기준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조정하며, 심야 할증 요금도 올린다.

이날 요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임봉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해외 기준을 고려하면 기본요금은 6000~7000원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은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직장인 이모(31·남)씨는 “물가 인상에 택시비까지 올라 살림살이가 팍팍해질 것”이라며 “심야 할증 인상 폭이 커서 택시를 아예 안 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엄명숙 서울소비자모임 대표도 “소비자들에게 택시는 준대중교통 수단”이라며 “시민과 합의해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시요금 인상에 찬성하는 시민도 있다. 대학생 권모(26)씨는 “지금까지 요금 인상이 억제된 측면도 있었다”며 “물가 상승률을 따져 택시 기사 임금도 적절히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인석 서울시 택시정책과장은 “개인택시 3부제 해제, 법인택시 야간조 확대 등을 도입했지만, 심야에는 여전히 택시 5000여대가 더 필요하다”며 “노사정 협의를 통해 적정 요금을 정하고 기사 수입 배분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민(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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