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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마이삭'때 원전 중단…이번엔 고리원전 30%만 돌린다

2020년 9월 3일 태풍 '마이삭'으로 원자로가 정지된 이던 고리 3, 4호기와 신고리 1, 2호기. 연합뉴스
고리원자력본부가 초강력 태풍 ‘힌남노’ 상륙에 대비해 원전 발전량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 2년 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영향으로 겪은 발전 중단 사태를 차단하자는 차원이다.

원전 3기 출력 30%까지 낮춰…“갑작스러운 정전 대비”
고리원자력본부는 태풍 ‘힌남노’ 북상에 대비해 고리원전 2~4호기 출력을 낮춰 운전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 4일 오후 11시부터 고리 3호기를 시작으로 고리 4호기, 고리 2호기 출력을 태풍 상륙 이전에 30% 아래까지 끌어내려 가동한다.

출력 감소 운전은 ‘갑작스러운 전력 상실로 인한 정전’ 등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조처라는 게 고리원자력본부 설명이다.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는 “100% 출력 상태에서 태풍으로 인해 갑자기 원전이 정지되면 정전 등 전체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사전에 출력을 낮춰 원전이 갑자기 정지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년 전 원전 정지 때 보다 더 센 ‘힌남노’ 강풍
2020년 9월 태풍 ‘마이삭’(9월 3일)과 ‘하이선’(9월 7일)이 잇따르면서 고리원전 1~4호기와 신고리 1·2호기 원전이 정전됐다. 이들 원전은 국내 발전량의 5.4%를 차지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합동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바람과 염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당시 조사 결과를 보면 고리 1~4호기는 태풍이 몰고 온 염분이 계기용 변성기에 들러붙는 ‘흡착’이 일어났다. 계기용 변성기는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량을 재는 장치다. 이 장치에 염분이 흡착한 상태로 전기가 통하면서, 순간적으로 불꽃이 튀는 ‘섬락(flashover)’ 현상이 일어난 게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장이 나자 발전 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동작해 발전이 자동 정지됐다는 설명이다. 신고리 1·2호기는 강풍 탓에 섬락이 일어났다. 원전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송전탑으로 송전하는 점퍼선이 강풍으로 인해 철탑구조물에 가까워지면서 섬락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마이삭은 최대 초속 32.2m, 하이선은 최대 초속 33.1m의 강풍을 동반했다. 6일 오전 9시 부산 북북동쪽 80㎞ 지점을 통과할 힌남노는 중심기압 955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초속 40m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는 “해외 원전의 경우 대형 태풍 때 원전 가동 자체를 중단하는 사례도 있다”며 “국내는 태풍 풍속 등을 기준으로 원전 가동을 중단할 근거는 없다. 다만 2년 전 경험을 교훈 삼아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최대한 출력 감소 운전을 결정했다.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태풍 상황을 살펴 신고리 1·2호기 출력 감소도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포착한 태풍 힌남노. RAMMB 제공
“삼천포·여수 직격” 한국남동발전도 비상
한국남동발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삼천포발전본부와 여수발전본부가 힌남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남동발전은 5일 경남 진주 본사에서 김회천 사장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힌남노 북상에 대비한 CEO 주재 재난 대응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 자체 위기 경보 수준 최고 단계인 ‘심각’을 발령하고 티풍 피해 최소화와 안전 작업 등 비상 대응태세 확립을 주문했다.



김민주(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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