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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명 "김건희 특검법 하자, 필요하면 나도 받겠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김 여사가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6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에 전운이 몰려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 소환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김건희 특검법’ 추진 강행에 무게를 확 싣기 시작했다.

친이재명계인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소환은 제1야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면적 선포이자 한국 정치사에서 전례가 드문 명백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언론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김 여사 녹취록 보도에 대해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해명한 것과 배치된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사람은 윤 대통령”이라며 “‘김건희 특검’을 통해 이 부분도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전면전을 선포한 만큼 (특검을 통해) 그에 맞서는 대응을 할 것”이라며 “김 여사가 포토라인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현지(전 경기도청 비서관) 보좌관으로부터 "백현동 허위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원 안)"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게 6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와 관련해 한 고위당직자는 “지난 1일 검찰의 이 대표 소환통보를 기점으로 그간 당 내 소수의견이었던 ‘김건희 특검법’ 추진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5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검찰 출석과 김건희 특검법 추진 여부를 논의한다.

비공개 최고위서 “김건희 특검법 하자” 주장한 이재명
그동안 이 대표 본인은 공개석상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하지만 중앙일보 취재 결과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강한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고 한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고위원들을 향해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제는 뭐가 뭔지도 모를 정도로 제기되는 의혹이 많은 것 같다”며 “필요하다면 김 여사 관련한 의혹을 특검으로 털어야 한다. 그것이 진실을 밝히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나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왼쪽)와 고민정(가운데), 정청래 최고위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 참석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서 제대로 밝히고 싶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며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하고 답답한 측면이 있으니 특검이라는 공통된 잣대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자는 취지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검찰보다는 정권의 영향을 덜 받는 특검이 낫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野 “김건희 허위경력, 주가조작부터 집중”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김건희 특검법’ 수사대상에 대한 우선순위도 정했다. 김용민 의원이 지난달 22일 발의한 특검법에는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특혜 ▶지인 동반 해외순방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허위경력 ▶코바나콘텐츠 전시회 뇌물성 후원금 등 5가지가 수사대상으로 적시됐다. 지도부는 이 가운데 경찰이 무혐의를 내린 허위경력 의혹과 검찰이 무혐의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우선 수사대상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사실상 ‘봐주기 수사’를 벌인 두 사안에 대해서는 특검 도입의 명분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강성 지지자 수백명이 지난 3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이재명은 죄가 없다"를 외치며 이 대표 소환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 시사타파TV 캡처

특검법의 소관상임위인 법사위는 전체 위원 18명중 민주당과 친야성향인 시대전환 소속 위원이 11명이다. 민주당이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제도)으로 지정할 수 있는 요건(소관상임위의 3/5이상 찬성)은 충족하는 셈이다. 이론상 패스트트랙에 올라가면 국민의힘이 저항하더라도 3달 가량이면 특검법을 처리할 수 있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특검법안을 아예 상정하지 않는 식으로 버틸 수가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도읍 위원장이 계속 상정을 거부하면 아예 사회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 관례상 상임위원장의 동의 없이 사회권이 이관된 전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민주당 마음대로 법사위가 운영될지는 불투명하다.

설령 특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게 확실시된다. 이를 민주당이 다시 뒤집으려면 국회 본회의에서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불가능한 얘기다. 결국 민주당이 특검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실제로 특검 도입이 목표라기 보단, 추진과정에서 검·경 수사에 대한 장외 비판 여론을 일으켜 여권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를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김효성(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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