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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당헌·당규 졸속 개정” 김기현 “지독히 자기 중심적”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김광석 거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추석 연휴 전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할 경우를 ‘비상상황’으로 규정하는 당헌 개정안을 확정하고, 8일에는 새 비대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비상상황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로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리자, 이를 우회하기 위해 당헌을 바꾸는 절차가 5일 사실상 마무리되는 것이다. 새 비대위 수장으로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됐던 주호영 의원의 재등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와 관련, 이준석 전 대표는 4일 대구 김광석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해서 개정해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 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이라며 “부끄러움과 함께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절반을 훌쩍 넘는 국민이 이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와중에서도 전국위에서 이것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저들의 헌법 무시를 정당 차원에서 막아내지 못하고 다시 한번 사법부의 개입을 이끌어낸다는 이야기”라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했다가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으로 보수 진영에서 파문당한 사례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 당시보다 더 위험하다. 말을 막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내 ‘친윤 그룹’에 대해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 하나 참지 못해서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이라며 ‘지성 빈곤’ ‘심기 경호’ 등을 거론하며 비판한 데 이어, 당헌 개정안에 다수가 동의한 ‘초선 그룹’도 공격했다. 이 전 대표는 “대구시민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정치인들은 오늘도 초선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의 전위대가 돼서 활동하고 있다”며 “초선이라 힘이 없어 그렇다는 비겁한 변명을 절대 받아주지 말라. 정치인 김영삼은 초선 때부터 용감했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의힘에서는 친윤계 투톱(권성동·장제원 의원)이 사실상 퇴장을 예고한 가운데 초선 그룹이 새롭게 친윤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새로운 초선 모임 구성도 논의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박수영 의원이 적극적이고, 전주혜 의원 등도 주도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모임 참여 의사를 밝힌 한 초선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적극 지원하고, 민생 법안 처리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하나 된 당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회견에 대한 당내 공개 비판도 나왔다.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어찌 그리도 모든 것을 지독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비뚤어진 시각으로만 보는지 딱하다”며 “편향된 시각으로 자신은 항상 옳고 항상 정의라고 여기며 세상을 재단하는 것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가 경계해야 할 가장 큰 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5일 이 전 대표가 추진했었던 PPAT(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 적용 대상을 기존 지방의회 의원 후보자에서 국회의원·광역단체장 후보자 등으로 넓히는 방안을 논의한다. 혁신위는 이 전 대표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최재형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손국희.윤성민(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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