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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만명에 "피난 가라" 지시…힌남노 덮친 日오키나와 피해 속출

4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沖縄)의 대표적 관광지인 나하(那覇)시 국제거리에선 지나는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날부터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어간 나하 시내는 이날 아침까지 행인들이 걷기 힘들 정도로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쏟아지던 비는 정오쯤 잠시 그쳤지만, 음식점과 상점 등은 문을 걸어 잠그고 '휴업' 간판을 내걸었다. 길가의 가로수와 화분 등은 바람에 쓰러지거나 날아가지 않도록 비닐과 테이프로 고정된 상태였다.

3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 한 남성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키나와 현지 방송에 따르면 전날 힌남노가 접근한 오키나와 일대에는 대규모 피난 지시가 내려지고 주택 수천 채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3일 밤 이시가키(石垣)시, 미야코지마(宮古島)시 등에 사는 주민 약 11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피난 지시는 당국이 태풍 등 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발령하는 5단계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레벨4'에 해당한다.

나하 시내에선 3일 70대 여성이 강풍 때문에 길에서 넘어져 팔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80대 남성이 강풍에 넘어져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4일 오전 태풍 힌남노 영향권에 든 일본 오키나와 국제거리가 텅 비어 있다.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화분은 강풍에 대비해 비닐과 밧줄로 고정했다. 사진 김현예 특파원
4일 오전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일본 오키나와 국제거리가 오가는 사람 없이 텅 비어 있다. 사진 김현예 특파원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4일 오후 2시 현재 오키나와현 서부 미야코지마 북북서쪽 약 200㎞ 해상에서 시속 15㎞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50헥토파스칼(hPa)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풍속 초속 40m, 최대 순간 풍속 초속 6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강풍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4일 오전까지 오키나와 본섬과 인근 지역 약 6000세대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기노완(宜野湾)시에선 강한 바람으로 주택 담이 무너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비닐하우스가 바람에 날아가고 주택 옥상에 있는 저수 탱크가 강풍으로 쓰러졌다는 신고도 잇따랐다.

이날 미야코지마에서 초속 40.1m, 이시가키지마에서 초속 37.9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면서 가로수가 꺾이기도 했다. 도쿄(東京) 하네다공항과 오키나와를 잇는 항공편은 3일에 이어 4일에도 결항됐다.

일본 기상청이 예측한 제11호 태풍 '힌남노' 이동경로.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힌남노, 오키나와 본섬 지나 한반도 쪽으로"
구니가미(国頭)에선 4일 오전 한 시간 동안 61.5㎜의 비가 내리는 등 오키나와현 전역에서 이날 강한 비가 이어졌다. 일본 기상청은 5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사키시마(先島) 제도에 최대 200㎜, 오키나와 본섬엔 최대 15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태풍이 느리게 움직여 오키나와 지역은 오랫동안 태풍의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폭풍과 높은 파도를 경계하고 토사나 낮은 지대 침수, 하천 범람 등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3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서 비행기 결항을 알리는 전광판 앞을 한 승객이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힌남노는 오키나와 본섬을 지난 뒤 한반도 쪽으로 이동해 제주도와 일본 규슈(九州)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태풍 경로에 있는 규슈와 시코쿠(四国) 지역에 이미 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며 6일 오전까지 200~300㎜의 매우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피 장소나 경로를 미리 확인할 것 ▶식료품이나 물 등 비상용품을 준비해둘 것 ▶배수구 주변을 청소할 것 등을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이영희.김현예(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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