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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이 떠올린 '매미 악몽'…"모래주머니 달라" 요청 폭발 [르포]


4일 오후 2시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항 배수펌프장. 구청 직원과 자원봉사 주민 등 10여명이 모종삽을 손에 쥐고 쉴 새 없이 5kg짜리 포대에 모래를 담고 있었다. 모래주머니는 만들어지는 족족 트럭에 한가득 실려 나갔다. 이날 구항 배수펌프장에서 반출된 모래주머니만 1만 포대 이상이라고 한다.

태풍 ‘힌남노’는 6일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상 소식에 지자체엔 주민들의 모래주머니 요청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마산만과 맞붙은 마산합포구의 경우 해안가·저지대 쪽 침수피해가 잦다. 창원시자율방재단 소속 우인자(62·여)씨는 “2003년 태풍 매미 때 너무 혹독하게 당하지 않았느냐”며 “태풍에 대비하려 모래주머니를 만드는데 요청 물량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항 배수펌프장에서 마산합포구청, 오동동 주민자치회, 바르게살기운동본부, 창원시자율방재단 등 관계자들이 태풍 내습에 대비한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있다. 안대훈 기자

모래주머니 쌓고, 대피권고도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에서 한 상인이 태풍 힌남노 내습 시 사용할 모래주머니를 가게 앞 쌓아두고 있다. 안대훈 기자

마산어시장 어민들은 상인회가 나눠준 모래주머니로 가게 입구 쪽을 막느라 온종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 어시장은 마산 앞바다와 지척이다. 직선거리로 200m 정도 떨어져 있다. 일부 상인들은 멸치와 김, 미역 등 당장 팔 물건만 가판대에 두고 창고 정리에 나섰다. 건어물 상인 이영순(73·여)씨는 “가게 창고 물건을 인근 (고지대) 창고로 옮기고 있다”며 “오전부터 10~25㎏ 무게 박스 20개를 날랐는데 아직도 옮길 게 남았다”고 했다.

부산지역 해안가도 비상이다. 해운대·광안리 지역 상인들도 월파(越波)에 대비, 모래주머니를 잔뜩 쌓았다. 파라솔과 조형물도 치워졌다. 특히 해운대구엔 주민 대피 권고도 내려진 상태다. 5일 오후 6시부터 마린시티와 청사포·미포·구덕포 지역이 해당한다. 대피 장소는 해강중, 동백초, 송정초다.

초속 20m 강풍 불면 다리통행 막혀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4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과 경남에선 이번 태풍 영향에 따라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교량을 전면 통제할 계획이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광안·남항·부산항·을숙도·거가 대교 등 해상교량은 초속 20m 이상의 바람이 불면 전면 통제된다. 과거 풍속에 따른 통제가 되지 않던 을숙도 하굿둑 다리도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이 불면, 양방향 교통통제에 들어간다.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은 건물 지붕이 날아갈 정도의 강도다.

또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진주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노량대교(남해∼하동), 신거제대교(거제∼통영), 동진교(창원∼고성), 창선대교(남해∼사천), 창선교(남해) 등 5개 해상교량도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이 발생할 경우 긴급 통행 제한이 내려질 계획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자체 태풍 취약지구 사전점검…학교는 원격수업
태풍 '힌남노'가 북상중인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의 우산이 바람에 뒤집히고 있다. 뉴시스
지자체는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 태풍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경남도는 지난 3일 오후 6시부터 재해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 도내 대형 공사장과 도로·하천에서 시설물 점검에 들어갔다. 침수를 방지하려 시·군별 하수관거 정비와 배수시설 점검실태도 살폈다. 부산시도 지난 2일 대책회의를 열고 침수 우려 지역에 대한 사전 현장점검 등에 나섰다. 또 울산시는 태화시장 등 침수피해 우려지역과 강풍에 취약한 농·축산 시설, 옥외 간판, 공사장 대형 크레인 등을 점검 중이다.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북상하는 태풍을 분석 감시하고 있다. 뉴스1

태풍 피해에 대비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모든 학교가 원격수업에 들어가거나 휴업한다. 경남도교육청·부산시교육청은 태풍이 상륙하는 오는 6일 학생 안전을 위해 시·도내 모든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하기로 지난 2일과 4일 각각 결정했다. 경남에는 1633개, 부산에는 1011개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등이 원격수업 대상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오는 6일 시내 유치원, 초·중학교, 특수학교 등 고등학교를 제외한 373개 학교에 대해 전면 휴업하기로 4일 결정했다. 고등학교는 5일 학교장이 휴업과 원격수업 여부를 결정, 향후 운영하기로 했다.



안대훈.이세영(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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