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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고 귀한 생선 참치…강원 어민들 하루 20t 버린다, 왜

지난달 7월 28일 경북 영덕군 장사해수욕장 해안으로 밀려온 참치 사체 모습. 뉴스1
많게는 하루 20t 버려
강원 강릉지역 어장에서 물고기를 잡는 김철곤(50)씨는 최근 연안에서 10㎞가량 떨어진 먼바다로 참치(참다랑어)를 버리러 가는 것이 일상이 됐다. 배정받은 물량보다 훨씬 많은 참치가 잡히기 때문이다. 그는 하루에 적게는 5t, 많게는 20t의 참치를 잡는다. 참치는 바다에 고정해 놓은 정치망 그물에 걸려 잡힌다. 배 3척(21t·23t·24t급)으로 물고기를 잡는 김씨는 조업에 나서는 날이면 선원들과 잡힌 참치를 먼바다에 버린다.

고유가 시대에 가격이 비싸 귀한 대접을 받는 참치를 먼바다까지 가서 버리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참치는 국제기구인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 협약에 따라 국가별 어획 쿼터량이 정해져 쿼터량을 초과하면 더는 어획을 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수산업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김씨는 “하루에 많을 땐 20t이 잡히는데 강원도에 배정된 쿼터가 적다 보니 잡아 올리는 참치를 전부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버리는데 더 많은 힘을 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7월 28일 경북 영덕군 장사해수욕장 백사장에 참치 사체들이 파도에 밀려오고 있다. 뉴스1
강원도 배정된 쿼터량 61t 불과
실제 올해 강원도에 배정된 쿼터량은 61t에 불과하다. 이미 강원도 어민들은 배정된 물량을 다 채웠다. 이마저도 강원도에서 참치가 잡히기 시작하자 쿼터량을 늘려준 것이다. 당초 올해 강원도에 배정된 참치 어획 쿼터량은 24.4t이었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쿼터량이 빠르게 소진됨에 따라 지난 6∼7월 해양수산부에 요청해 두 차례 쿼터량 늘렸다. 앞서 2019년엔 33t, 2020년 32t, 2021년엔 44t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잡을 수 있는 참치량은 총 870t이다. 이 가운데 부산지역 대형선망에 713t, 경북도에 74.4t이 배정됐다.

김씨 등 어민들이 주로 어업을 하는 지점은 육지에서 3㎞ 떨어진 곳이다. 그런데 10㎞나 더 떨어진 먼바다로 가 참치를 버리는 건 경포해변 등 주요 관광지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지난 7월 28일 오전 경북 영덕군 장사해수욕장 해안에서 군 관계자들이 해변으로 밀려온 참치 사체를 치우고 있다. 뉴스1

영덕 해변선 '죽은 참치 1000마리' 발견
앞서 지난 7월 28일 경북 영덕군 장사해수욕장에서 죽은 참치 1000여 마리 발견됐다. 이 참치는 영덕 지역 어민들이 버린 것이었다. 당시 피서철을 맞아 장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참치가 부패하면서 나는 악취에 시달려야 했다.

참치는 정치망에 잡혀 바다 밖으로 나오면 오래 살지 못하고 대부분 죽는다. 이 때문에 다시 바다에 버린다. 폐사한 참치는 가까운 바다에 버리면 가라앉았다가 부패하면서 떠올라 파도를 타고 해변으로 밀려온다. 이에 강릉지역 어민들은 바닷물이 흐르는 방향을 보고 아까운 기름을 써가며 먼바다로 나가 잡힌 참치를 버릴 지점을 결정한다고 한다.

현재 면세유 가격은 경유 200ℓ(1드럼)가 26만5100원, 휘발유는 23만675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경유는 12만9330원, 휘발유는 15만2270원이었다. 불과 1년 새 경유는 13만5770원, 휘발유는 8만4480원이 올랐다.

경북 영덕지역 정치망 어업인들이 지난달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참치 어획량 쿼터 폐지 촉구' 집회를 갖고 있다. 뉴스1
한 어민은 “올해는 버텨가며 참치를 버린다고 하지만 수온 상승 등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앞으로 더 많은 참치가 잡히면 인력과 기름값 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쿼터량을 늘리는 등 어민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실제 기후 변화로 수온이 상승하고 해류가 변하면서 강원 동해안에 참치 떼 출몰이 잦아지고 있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참치는 2018년 처음으로 강원 동해안에서 잡히기 시작했다. 이후 2019년 28t, 2020년 31t, 지난해 39t으로 매년 어획량이 증가하고 있다.

강원도환동해본부 관계자는 “참치 어획량이 점점 늘고 있지만, 해수부에서 임의대로 국내 쿼터량을 조정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강원도가 배정받은 쿼터량을 조금이라도 더 늘릴 수 있도록 해수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 영덕지역 정치망 어민들은 지난 8월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참치 어획량 쿼터 폐지 촉구' 집회를 갖고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진호(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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