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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경항모 사업 중단할 건가

정재홍 국제외교안보에디터
정부가 내년 국방 예산안을 올해 본예산 대비 4.6% 증가한 57조1268억원으로 편성하면서 경항공모함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경항모 사업 중단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수직 이착륙형 전투기 소요 검증, 함 탑재용 전투기 국내 개발 가능성 정책 연구 등 심도 있는 검토 후 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힘’ 경항모 예산 전무
글로벌 중추국가 말로만 안돼
국회가 관련 예산 부활시켜야

그러나 경항모 사업은 사실상 폐기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말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올해 경항모 사업 예산에는 기본설계 착수 등에 72억원을 배정했으나, 정권이 바뀌며 군은 기본설계 입찰을 계속 미루다 내년 예산에 전액 삭감했다. 윤석열 정부는 2조원 이상 소요되는 경항모 사업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

해군이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한 경항모전투단의 항진 모습. 경항모는 구축함·호위함·잠수함·정찰 자산 등을 갖춘 경항모전투단으로 운영되며 해군의 대양 해군 도약을 상징한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한국을 ‘글로벌 중추국가’(Global Pivotal State)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말한다. 세계 10위권 경제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기술, K팝으로 대변되는 문화 역량 등을 고려하면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은 실현할 수 있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요란한 빈 수레가 된다. 행동은 말보다 100배 이상 목소리가 크다. 글로벌 중추국가를 말하면서 경항모 사업을 폐기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경항모는 한국의 국방력을 대내외에 알릴 효과적 수단이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초강대국 지위를 누리는 건 경제·외교·국방의 힘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강의 항공모함 전력은 미국의 힘을 상징한다. 미국이 중국의 부상에도 상당 기간 전 세계에서 우월적 입지를 지닐 수 있다고 판단하는 주요 근거가 항모 전력이다.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했을 때 미 제7함대 항모가 한반도 주변에 파견돼 한국의 안보 불안을 누그러뜨리고 북한에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해왔다.

경항모는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 정찰 자산 등을 갖춘 경항모전투단으로 운영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적의 대함 미사일과 어뢰, 지상 초음파 미사일 등에 격파될 위험이 있다. 한국이 경항모전투단을 갖출 경우 해군 전투력은 비약적으로 도약한다. 경항모를 갖춤으로써 해군의 독자적 작전수행 능력이 크게 상승하고 동맹국과의 연합훈련에서 향상된 능력을 갖출 수 있다. 해군이 경항모를 숙원 사업으로 여기는 까닭도 경항모가 해군 전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미·중 대립 속에서 경항모는 해상 교통로를 지키는 데 유용하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은 주로 해상을 통해 수출입을 하는데 해상 교통로가 막히면 하루 31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해상 교통로 확보는 한국의 사활적 이익이다. 중국이 동중국해 등에서 항모를 포함해 해군력을 크게 확대하며 장래에 한국의 해상 교통로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은 동맹인 미국 등과의 연합작전으로 해상 교통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때 경항모가 큰 힘이 된다. 미·중뿐 아니라 일본·인도 등도 중국에 맞서 해군력을 확대하고 있다. 경함모는 테러 억제, 재해·재난 구호, 해외 동포 이송·탈출 등 다양한 안보 위협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경항모는 북한 위협에도 억지력을 발휘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경우 경항모는 북한 인근 동·서해로 진입해 탑재한 전폭기로 북한 후방을 공격할 수 있다. 경항모가 독도함 등 대형 수송함과 대규모 상륙작전을 벌여 북한군의 허리를 들이칠 수도 있다. 북한이 이를 의식해 상당한 전투기와 지상군을 후방에 남겨두게 돼 북한군 공격력을 약화할 수 있다.

경항모 사업은 방위산업 육성에도 도움을 준다. 경항모에 들어가는 비용은 주로 국내 산업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경항모 건조 사업이 방위산업 활성화와 수출 증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 첨단기술 개발 등 1석 3조의 국방 뉴딜정책이다.

한국은 지난 2분기 합계출산율 0.75로 세계 1위 저출산 국가다. 병력 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상군 위주의 군사력 운영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육군보다 해·공군 전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저출산과 북한 위협에 대처하는 효율적 방향이다. 이순신 장군의 후예인 해 군이 경항모전투단을 보유해 대양 해군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국회는 예산 심의에서 경항모 관련 예산을 부활해야 한다.



정재홍(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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