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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일개미보다 30배 오래 사는 여왕개미 장수 비밀 찾았다"

미 연구진 "여왕개미의 다산·장수 비결은 인슐린 이중 조절 메커니즘"

[사이테크+] "일개미보다 30배 오래 사는 여왕개미 장수 비밀 찾았다"
미 연구진 "여왕개미의 다산·장수 비결은 인슐린 이중 조절 메커니즘"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여왕개미가 평생 엄청난 수의 알을 낳으면서도 똑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일개미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일개미와는 다른 인슐린 이중 조절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대와 뉴욕대 공동연구팀은 2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여왕개미의 몸 안에 있는 이 메커니즘은 대사조절 호르몬인 인슐린 생산을 촉진하기도, 작용을 억제해 노화를 늦추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동물의 세계에서 다산과 수명은 상충관계로 알려져 있다. 새끼를 많이 낳을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원칙에 어긋나는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평생 알을 수백만개 낳는 여왕개미이다.
개미 군집에서 유일하게 알을 낳는 여왕개미는 일개미와 유전적으로 같지만 수명이 4, 5배에서 최고 30배나 길다.
연구팀은 인도 점프 개미(Harpegnathos saltator ant) 연구를 통해 여왕개미 몸에 난자 발달을 촉진하는 인슐린을 대량 생성하는 시스템과 함께 난소에 노화 과정을 늦추는 인슐린 억제 단백질 생성 시스템이 있다는 것 확인했다.
이런 인슐린 이중조절 메커니즘이 여왕개미의 다산과 장수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인도 점프 개미를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 개미 집단에서 여왕개미가 죽으면 남은 암컷 일개미가 서로 경쟁해 한 마리가 '가짜 여왕'(pseudo-queen)이 되는 특성이 있어서다. 가짜 여왕개미가 된 일개미는 실제로 알을 낳게 되며 수명도 진짜 여왕개미처럼 늘어난다.
하지만 이 집단에 다른 진짜 여왕개미가 들어오면 가짜 여왕개미는 다시 일개미 상태로 돌아간다. 인도 점프 개미의 일개미 수명은 보통 7개월 정도이고 여왕개미는 5년 정도 살며 수백만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 분석결과 가짜 여왕개미 몸에서는 일개미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인슐린이 생성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가짜 여왕개미의 난소가 발달해 알을 낳게 되면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짐에 따라 섭취한 먹이가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을 돕는 인슐린이 많이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논문 제1 저자인 플로리다대 화 얀 교수는 "가짜 여왕개미가 알을 낳을 수 있게 됐고 이에 따라 인슐린이 더 많이 생성됐지만 수명은 짧아지지 않고 오히려 일개미들보다는 훨씬 길어졌다"며 "이는 가짜 여왕개미 몸에 생식과 장수를 따로 조절하는 인슐린 신호 제어 체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일개미와 가짜 여왕개미의 RNA 분석을 통해 가짜 여왕개미의 뇌에서 인슐린이 일개미보다 더 많이 분비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와 함께 새로 활성화된 난소에서 인슐린의 작용을 억제하는 단백질(Imp-L2)이 생성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 인슐린 억제 단백질은 노화 과정을 가속하는 인슐린 작용 경로를 억제하지만 생식과정을 촉진하는 인슐린 작용 경로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즉 이 단백질의 작용으로 가짜 여왕개미는 인슐린이 많이 분비돼 알은 많이 낳을 수 있게 되지만 노화는 빨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험에서 가짜 여왕개미가 된 일개미는 실제로 알을 낳기 시작했고 7개월이던 수명도 4년 정도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개미 군집에 진짜 여왕개미를 다시 투입하자 가짜 여왕개미는 일개미 상태로 돌아가 알낳기를 중단했고 수명도 7개월로 다시 짧아졌다.
인슐린은 최근 포유동물 연구에서도 노화와 수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들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사람이 소식하는 것처럼 포유동물의 먹이 섭취를 줄이면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면서 수명이 연장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인슐린 분비가 줄면 번식력도 저하되는 현상이 함께 관찰되고 있다.
얀 교수는 "이 연구 결과가 동물의 노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희망한다"면서도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에게서도 인슐린 작용 경로를 제어하는 것이 여왕개미에서처럼 수명연장 효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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