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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檢, 서해 피격 사건 '키맨' 박 전 원장 비서실장 소환

검찰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비서실장이었던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 노모(57)씨를 1일 소환조사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 문재인 정부의 조직적 은폐 및 자진 월북 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다. 노씨는 박지원 전 원장으로부터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피격 사망과 관련한 첩보 보고서 폐기를 지시받았다는 의혹의 당사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이날 노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노씨는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이었던 이대준씨가 2020년 9월 22일 밤 북측 해역에서 표류 중 북한군의 총격에 피살된 다음 날인 9월 23일 박 전 원장으로부터 국정원 내부 첩보보고서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실무진에 전달한 핵심 인물로 지목돼 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16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이 종료된 뒤 여의도 자택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과 검찰은 9월 23일 새벽에 노영민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수차례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이씨 사망 첩보와 관련, 이 같은 삭제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회의에는 당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박 전 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정원·국방부·해양경찰 측 피고발인 등의 주거지·사무실 10여 곳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하면서 박 전 원장은 물론 노씨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노씨는 자신이 박 전 원장의 뜻에 따라 국정원 실무진에 이대준씨 사망 관련 첩보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단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고 한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7월 6일 박 전 원장 등을 직권남용죄(국정원법 위반),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노씨가 삭제 지시를 자신의 단독 행위라고 주장할 경우 박 전 원장의 직권남용죄 등 혐의는 입증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일 비공개 정례 브리핑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사건에 따라 피고발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검 청사 로비의 모습. 뉴스1
박 전 원장은 ‘국정원 서버에서 자료를 삭제해도 첩보 생산처인 국방부 서버에는 원본이 남아 있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그간 참고인 조사와 압수물 분석을 통해 국정원이 자체 생산한 첩보보고서 안에 이씨 사망 관련 첩보가 담겨 있다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의 첩보보고서 역시 군 특수정보(SI)인 감청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고, 그 무렵 국방부가 관리하는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서도 관련 정보가 삭제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2012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무단 파기’ 사건의 대법원 판례에 따라 삭제한 문건이 사본이더라도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죄 성립이 가능하다는 법리 검토를 마친 상태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가 1일 세종시 소재 대통령기록관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편, 공공수사1부는 이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 목적으론 처음으로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다. 이를 통해 이씨 실종부터 발견, 피격 사망 등 행적과 이후 자진 월북 의사와 관련한 해경 수사결과가 발표되기까지 정부에서 이뤄진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기록 확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노씨 소환에 따라 박 전 원장에 대한 소환 역시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정례 브리핑에서 “사건에 따라 피고발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조사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준호(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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