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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용산 지켜줄 것 같냐"…3연타 맞은 '여의도 어공' 분노

 최근 용산을 겨냥한 여의도의 바닥민심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31일 부산 신항에서 열린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준비 상황 점검 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강정현 기자

“정권에 위기가 왔을 때 정말 그들이 지켜줄 것 같으냐.”

15년 넘게 국회의원 보좌진 생활을 하며 여당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한 보좌관의 말이다. 최근 ‘어공(어쩌다 공무원) 솎아내기’라고까지 불리는 대통령실의 감찰에 대한 ‘여의도 어공’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의원 보좌진뿐 아니라 국민의힘 당직자 사이에서도 “우리가 창출한 정권이 맞느냐”“검찰과 늘공(늘 공무원)이 지지율에 신경이나 쓸 것 같으냐”는 말이 나온다. 여의도 바닥 민심이 왜 ‘용산’에 등을 돌리려 하는 걸까. 이들은 “3연타를 맞았다”며 세 가지 이유를 꼽는다.

“윤핵관, 사적채용, 감찰에 3연타 맞아”
먼저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게 당했다는 것. 대선 캠프 출신의 여당 관계자는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늘공 에이스’ 중심으로 꾸릴 것이란 말은 취임 전부터 나왔다”고 전했다. 여기에 대통령실 규모가 축소돼 어공 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은 파다했다. 논란은 얼마 안 되는 이 자리를 ‘윤핵관 보좌진’들이 차지하면서 불거졌다. 여기에 대선 때 역할이 없었던 검찰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면서 불만이 커졌다. 한 여당 보좌관은 “월급 한 푼 안 받으며 캠프에서 뛰던 사람들은 빠지고 의원실과 로펌에서 에어컨 바람 쐬던 이들이 자리를 차지했다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 윤핵관 라인을 정리한다”는 언론 보도에 일부 어공들은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배경이다. 하지만 검찰과 늘공은 무풍지대에 가까워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은 아니라고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논란을 키운 ‘사적 채용’ 문제도 여의도 어공들을 자극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인 아들 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내가 부탁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고 말했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무원 합격은 권성동” 같은 패러디가 쏟아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에 공이 있는 당직자도 급을 낮춰 갔는데, 같은 편 사람들을 허탈하게 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과거엔 국회 보좌진과 당직자가 대통령실로 가면 급수를 맞춰주는 게 관례였다. 이번엔 1~2단계가 떨어진 경우가 많았고, “이 정도 월급으론 생계유지가 안 된다”며 대통령실행을 포기한 경우도 속출했다.

지난 7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뉴스1
"수석 친분에 따라 인사 희비 엇갈려"

최근 대통령실 내부의 전방위 감찰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수석급이 남고 그 휘하인 비서관이 먼저 쫓겨나간 전례도 드물뿐더러, 역시 ‘어공’들이 타깃이 되고 있어서다. 대통령실은 “업무 기술서를 받아 능력을 검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거 보수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여당 보좌관은 “업무기술서를 바탕으로 한 평가는 문서 작업에 능한 늘공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속이려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고 했다. 이른바 검핵관(검찰 핵심 관계자)이 힘을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검찰 출신들은 지난 정부에서도 끼리끼리만 어울렸는데, 지금은 오죽하겠느냐”고 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석이 남고 감찰이 진행되니, 능력이 아닌 수석과의 친분에 따라 행정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들 정권 초기라 조용히 나가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인사에 가슴은 끓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국면에서 살아남은 수석들은 책임론에서 벗어나 오히려 힘을 받는 역설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런 흉흉한 ‘여의도 바닥 민심’이 중·장기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리스크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내부의 적’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과거 정부가 어공과 늘공을 섞어 쓴 이유는 이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보완재에 가깝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실은 정책 컨트롤타워이자 정무 컨트롤타워가 돼야한다. 균형을 잃으면 손해를 보는 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박태인(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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