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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론스타 사태’ 교훈과 재발방지법


2011년 7월 11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한국외환은행지부 회원 150여 명이 서울 을지로1가에 있는 하나금융지주 앞에서 론스타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1. 해외투기자본의 대명사로 통해온 론스타와의 20년 악연이 일단락됐습니다.
31일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소송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론스타는 2012년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판정을 신청했습니다. 한국정부에 ‘6조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중재판정부 결론은 ‘2800억원(이자포함 2950억원) 배상’입니다. 배상액이 청구액 6조원의 4.6%에 불과하기에 ‘사실상 승소’로 평가됩니다.

2. 론스타 사태는 값비싼 경험입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2.1조원에 인수했습니다. 2008년 HSBC(홍콩상하이은행)에 5.9조원에 팔기로 했습니다. 전국민이 놀랐습니다. ‘먹튀’여론에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고, 마침 국제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무산됐습니다. 결국 2012년 3.9조원 받고 하나금융에 팔았습니다. 그때가지 배당과 지분매각으로 챙긴 돈까지 합산하면 4.6조원의 차익을 챙기고 떠났습니다.

3. 교훈을 얻자면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합니다.
미국 헤지펀드인 론스타는 원래 벌처펀드(Vulture Fund 투기자본)입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터지자 헐값에 쏟아져나온 부동산ㆍ기업을 사들이기위해 만든 펀드입니다. 일시적 금융경색으로 IMF위기를 맞은 한국은 최적의 먹잇감이었습니다.

4. 투기자본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빨리 튀는 게 경쟁력입니다.
한국경제가 IMF를 조기졸업하자 론스타는 바로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불과 3년만에 차익이 수조원에 이르자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론스타가 하나금융과 지분인수계약을 체결한 것은 2010년 11월입니다. 검찰수사와 재판등으로 금융위의 승인이 떨어진 것은 2012년 1월입니다. 그 사이 외환은행 가격이 8000억원이 떨어졌습니다.

5. 투기자본은 철저합니다.
론스타는 ‘한국정부가 매각을 지연시켜 손실을 입었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근거는 2011년 한국과 벨기에ㆍ룩셈부르크 사이에 체결된 투자보장협정입니다. 투자자가 투자대상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국제투자분쟁해결(ISDS)’을 보장하는 협정입니다. 론스타는 벨기에ㆍ룩셈부르크에 세운 8개 페이퍼컴퍼니 이름으로 ‘6조원’소송을 걸었습니다.

6. 이번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한 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협정이 2011년 발효되었기에 그 이전에 일어난 HSBC와의 계약 등은 모두 기각됐습니다.
둘째, 2012년 매각의 경우도 론스타가 당시 ‘외환카드 주가조작’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배상액이 깍였습니다.

7. 지나간 교훈은 이렇습니다.
외환위기가 터지더라도 침착해야 한다. 국제기구와의 협상능력을 길러야 한다. 투기자본을 다스릴 때 국제법을 잘 따져야한다. 흥분한 여론이나 정치권의 표계산에 정부정책이 휩쓸리면 안된다..등등.

8. 더 중요한 건 남은 과제입니다.
국제투자분쟁해결(ISDS)조항을 손봐야 합니다. 투기자본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행위는 비상식적입니다. 로마에선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합니다. 국가는 주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그 나라의 법에 따라야 합니다. 국가의 소송상대는 다른 국가여야 맞습니다.

9. 물론 이런 제도가 만들어진 연유도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1970년대에 후진국에 투자하면서 만들었습니다. 후진국들의 경우 정책이 불안정ㆍ불투명했기에 투자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국가 등 선진국들 사이엔 이런 제도가 없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각각 해당국가 법원에서 재판합니다.

10. 론스타가 유령회사를 만든 건 이 제도 때문입니다.
조세피난처인 벨기에ㆍ룩셈부르크는 페이퍼컴퍼니에 우호적이고, 특히 한국과 국제투자분쟁해결 협장을 맺는 나라입니다. 론스타의 모국인 미국과도 FTA로 투자자ㆍ국가간 소송이 가능하지만 벨기에보다 어렵습니다. 미국과는 2018년 FTA 재협상에서 소송을 어렵게 수정했습니다. 한국은 더이상 후진국이 아닙니다.
〈칼럼니스트〉
2022.08.31.


오병상(oh.byung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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