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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난·인플레·저성장…유럽 경기침체 '삼재' 직면

ECB도 금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유럽 경기후퇴 확실시"

에너지난·인플레·저성장…유럽 경기침체 '삼재' 직면
ECB도 금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유럽 경기후퇴 확실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고르지 못한 코로나19 팬데믹 회복세에 최악의 가뭄, 전쟁을 함께 겪는 유럽이 경기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8월 31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했다.
여러 악재로 에너지 위기, 물가 상승, 저성장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유럽 대륙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유럽이 직면한 '발등의 불'은 에너지난이다.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유럽은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기로 했지만 천연가스의 40% 정도를 러시아에 의존했던 탓에 당장 주도권은 러시아가 쥔 모양새다.
러시아는 가스관 유지·보수, 루블화 결제 미이행 등을 이유로 최근 유럽행 가스관 밸브를 죄면서 유럽의 애를 태우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익월 선물 가격은 지난해 9월1일 ㎿h 당 30유로(약 4만원) 안팎이었으나 8월31일 240유로(약 32만원)로 8배로 폭등했다.
8월26일엔 10월물 계약 가격이 ㎿h당 347유로(약 47만원)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독일은 전기 계약 요금이 ㎿h 당 60유로(8만1천원) 수준에서 1천200유로(162만3천원)까지 뛰었다.
현재 유럽 노동시장은 실업률을 6.6% 정도로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버티고 있지만, 가스값 변동으로 인한 생산비용 상승에 수요 감소까지 더해지며 산업계에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빈 브룩스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서 기업 활동을 활발하게 유지하던 수요가 절벽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우려했다.
특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은 수요 감소로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탈리아 경제는 이미 급전직하 중이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밖에 있는 폴란드와 체코 등은 이런 위험 요소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내수 위축 전망도 경기침체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팬데믹이 끝나가는 해방 분위기 속에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었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뛰자 소비자들이 점차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향후 수개월 사이 부동산과 교통 부문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서비스 산업이 침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자 하는 금리 인상 기조가 경기 침체를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
연간 물가상승률 2%를 목표로 잡은 유럽중앙은행(ECB) 안에서는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강경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지난주 잭슨홀 회의에 발언자로 나서 "설령 경기침체에 진입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정상화의 길을 계속 가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통을 감내하지 않는다면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수입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가계와 소비에 더 큰 타격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올 4분기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2%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2.5%, 이탈리아는 -3%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유럽 경기가 후퇴 국면에 진입하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그간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할 방안을 고민해온 정치인들이 더 광범위한 위기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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