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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 러 관광 비자 금지안 놓고 '균열'

"전쟁에 대한 강력한 반대 메시지" vs "러 시민에 책임 물으면 안 돼"

EU 회원국, 러 관광 비자 금지안 놓고 '균열'
"전쟁에 대한 강력한 반대 메시지" vs "러 시민에 책임 물으면 안 돼"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 여부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31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전날 시작돼 이날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비공식 회의에서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 비자 발급을 중단할지를 논의한다.
EU 회원국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 내 러시아 항공기 입국을 금지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1천200여 명의 러시아 인사를 제재 명단에 올리는 데 합의하는 등 러시아 제재에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 일반 러시아 시민의 EU 내 입국 제한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초 WP와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인은 그들의 철학을 바꿀 때까지 자신들의 세상에서만 살아야 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을 촉구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 3국과 핀란드, 폴란드와 체코는 이러한 주장을 지지한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러시아인에 대한 여행 제한은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대량 학살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러시아 국민에게 전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는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푸틴의 전쟁'에 대해 모든 러시아인을 처벌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현명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라하 회의에 앞서 한 익명의 외교관은 WP에 비자 발급 중단이 푸틴 정권과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 러시아인들에게 EU에 대한 나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U 회원국이 이 사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EU 내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하는 솅겐 조약 가입국들이 모두 동참할 때 이 조치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 여행객의 입국을 사실상 제한했다.
체코와 발트 3국은 러시아인에 대한 단기 체류 비자 발급을 중단했으며 에스토니아는 기존에 발급한 비자까지 취소했다.
기존에 발급받은 비자로 핀란드와 라트비아에 입국하려는 러시아 여행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에 서명해야 한다.
핀란드는 내달 1일부터 러시아인에게 발급되는 비자를 현재의 10분의 1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자국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유럽에서 공격적이고 잔인한 침략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유럽을 여행하는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이날 이틀째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합의와 정치적 결정에 이르러야 한다"면서 "우리는 단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있어 분열된 것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30일 이에 대해 비이성적인 움직임이라면서 만약 EU가 자국 시민을 겨냥한다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dind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오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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