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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생일파티였다…영화 '친구' 그 조폭들 무자비한 전쟁

부산 조폭 패싸움, 발단은 생일파티 시비였다
지난해 5월 7일 부산 해운대. A씨(당시 25) 등 동갑내기 친구들이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다. 새벽 3시쯤 A씨가 이 자리에 있던 친구와 싸웠다. 몸싸움이 격렬해진 끝에 그는 쓰러진 친구를 향해 술병을 휘두르기도 했다. 이에 함께 있던 B씨(25)가 A씨를 발로 차며 막아섰다. A씨와 B씨는 각각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 계파로 불리는 '신20세기파'와 '칠성파' 조직원이었다.
지난해 5월 7일 새벽 부산 광안대교에서 A씨와 B씨가 차량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그 자리에는 A씨를 포함해 신20세기파 조직원이 여러 명 있었지만, B씨는 혼자였다. 협공을 당한 B씨가 자리를 박차고 달아났다. A씨는 사회 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B씨를 조롱했다. 격분한 B씨는 다시 칠성파 조직원 4명을 이끌고 나타났다. A씨는 광안대교를 타고 도주했지만, 결국 B씨에게 잡혀 심하게 얻어맞았다.

꼬리 물고 이어진 보복, 도심 패싸움까지
하지만 다시 신20세기파의 복수가 시작됐다. 해운대 사건 일주일 뒤인 5월 15일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이 부산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을 덮쳤다. 이 자리에 B씨는 없었지만, 이들은 야구방망이 등으로 장례식장에 있던 칠성파 조직원 2명을 폭행했다. 지난해 10월 17일에는 양대 조직원들이 번화가인 서면에서 패싸움했다. 신20세기파 8명과 칠성파 5명이 맞붙은 이 싸움에서 비록 흉기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칠성파 조직원 2명이 크게 다쳤다.
1년 2개월 추적 끝에 양대 조직 70여명 검거
지난해 5월 15일 부산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이 칠성파 조직원 2명을 폭행했다. 사진 부산경찰청
조폭이 개입한 폭력 사건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발단이 된 해운대 폭행 사건 이후 발생한 폭력 사건과 이들 조직과의 관련성을 파악했고, 도주한 조직원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 66명이 검거됐고, 도주한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경기 지역 조직폭력배 7명도 범인 도피 혐의로 잡아들였다. 이들 가운데 24명은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세력 다툼을 주도한 양대 조직원 2명은 일찌감치 검거됐으며 1심에서 각각 실형 4년 6월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세력 다툼을 벌인 양대 조직원들에게는 폭행과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 중 36명은 폭력단체 구성‧활동 혐의를 받는다. 해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죄가 인정되면 ‘조직폭력배’로 경찰 등 치안 기관 관리 대상이 된다. 경찰은 또 신20세기파가 운영하는 성매매 업소 6곳을 적발했다. 경찰은 이들 업소 운영을 통해 조직 활동 자금 등을 조달한 것으로 보고 수익금 1억2000만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할 방침이다.
경찰이 신20세기파가 운영하는 성매매 업소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 양대 조폭 ’30년 전쟁’ 종지부 찍나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부산에서 ‘유서 깊은’ 폭력 조직이다. 칠성파는 6·25 전쟁 때 조직원 7명으로 시작해 1970년대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일본 야쿠자 방계 조직과 의형제 결연식을 맺고, 영화 ‘친구’의 모티브가 됐다. 신20세기파는 1980년대 부산 중구 남포동과 중앙동 일대 유흥가를 기반 삼아 조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 조직은 30년가량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조직원간 상호 폭행 등 이른바 ‘전쟁’을 해왔다. 2006년 1월 신20세기파가 흉기를 들고 장례식장인 부산 영락공원에 들이닥쳐 칠성파 조직원들과 난투극을 벌인 이른바 ‘영락공원 조폭 난입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17일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부산 서면에서 패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각각 수십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드러나지 않은 이권 개입 인사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숫자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대 조직에서 70명 가까운 인원이 검거돼 이들 사이에 마찰은 당분간 잠잠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이들 대부분이 20대로 ‘행동 요원’에 해당한다. 주범 격 인물이 중형을 선고받은 만큼 다른 조직원 활동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두 조직은 오랜 세월 긴장 관계를 형성해왔고, 예상하지 못한 이유로 충돌하는 사건이 반복돼왔다. 사건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주(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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