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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호 논설위원이 간다] “이, 가처분 인용시 사퇴키로 다짐…권성동과 동반사퇴가 답”

친이준석계가 본 이준석 속내
강찬호 논설위원
정권출범 100여일 만에 집권당 국민의힘이 ‘이준석’ 세 글자에 전신마비 신세가 됐다. 지난 26일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리해 국민의힘 비대위를 무력화시킨 이 전 대표의 다음 수에 정가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 전 대표의 위기 때마다 그의 편을 들며 친분을 유지해온 국민의힘 친이준석계 정치인들로부터 이 전 대표의 속내가 무엇일지 들어봤다.

‘준석맘’ 정미경, 한라산서 6시간 설득…“사퇴하면 기회 온다”
이 “사퇴로 내가 얻는 게 뭐가 있나…기회 잡았을 때 갖고 가야”
가처분 신청 말렸지만 일축…‘인용 되면 사퇴’ 여지는 남겨
30대 김재섭 “권성동 사퇴·비대위 해체시 이준석 사퇴할 것”
이준석과 제주도 독대, 용퇴 권유한 ‘준석맘’

지난 5월16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 둘째)와 정미경 최고위원(오른쪽 셋째)등 여권 정치인들이 제주도 제주시 동문 재래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의 성 접대 의혹에 대해 “설사 그런 일이 있다 해도 공소시효가 지났다. 그걸 고소·고발하면 무고죄”라며 이 전 대표를 옹호해왔다. 또 권성동 원내대표 등 ‘윤핵관’이 비대위 전환을 밀어붙이던 지난 1일엔 “상식도 없고 공정도 다 필요 없는 것처럼 한다”고 비난했다. “이준석 대표가 가처분을 신청하면 (법원이) 받아들여 그가 당 대표로 돌아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해 25일 뒤 벌어질 사태의 향방을 정확히 예언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준석맘’이란 별명을 얻은 이유다. 그에게 물었다.


Q : 이 전 대표 편을 일관되게 들어왔지만 이 전 대표가 가처분을 신청하자 “안된다. 대의를 위해 대표직 사퇴가 맞다. 멈춰야 한다”고 공언해 “준석맘마저 돌아섰다”는 얘기를 들었다.
A : “이젠 이 전 대표가 본인을 되돌아볼 때다. 나를 포함해 그를 편 들어온 사람들이 다 손을 놔버린 상태다. 지금 이 전 대표는 당내에서 김웅 의원 정도하고만 얘기하고 있는 듯하다.”


Q : 이 전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쪽으로 돌아선 이유는.
A : “나는 늘 나라와 당이 먼저인 사람이다. 그런데도 이 전 대표를 편드는 모습을 보인 건 그가 1년 반 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란 판단에서였다. 총선은 수도권에서 이겨야 다수당이 된다. 그러려면 ‘이준석’의 존재가 꼭 필요하니 설령 잘못이 있더라도 문제 삼는 건 총선 이후여야 한다고 봤다. 그런데 그 계획이 현실과 맞지 않게 된 거다.”


Q : 이 전 대표와 친한데 사적으로 자중할 것을 권유했나.
A : “그렇다. 지난 8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기 앞서 이 전 대표에게 ‘나랑 같이 (대표직을) 사퇴하고 미국으로 가라’고 권했다. ‘당장은 억울하겠지만 지는 게 이기는 거다. 대장의 길을 가라’고 했다. ‘당신을 징계한 이양희 윤리위원장도 당신이 임명했으니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나’라고도 했다. 그러나 내 말을 안 듣더라. ‘내가 지금 사퇴하면 내게 주어지는 게 뭐냐’고 하더라.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으니, 참다못해 ‘그만 자중하고 멈추라’ 며 대표직 사퇴를 공개 촉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Q : 이 전 대표의 반응은 어땠나.
A : “최고위원 사퇴 3~4일 전 이 전 대표랑 제주도 한라산에 갔다. 사람들이 이 전 대표를 금방 알아볼 테니 사람이 드문 곳에 가서 대화한 것이다. 한 6시간 같이 있었다. 무슨 얘기를 안 했겠나. ‘대표직을 사퇴하라. 그러면 국민과 당원들이 그걸 보고 이준석이 당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았구나라고 인식할 것이다. 그러면 분명히 나중에 기회가 온다. 왜 그걸 안 믿나’고 설득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난 안 믿는다. 내가 기회를 잡았을 때 계속 갖고 가야 한다. 지금 그 기회를 내려놓으면 나한테 뭐가 오겠나’고 하더라.”


Q : 당시 전 이 대표는 ‘비대위 전환시 가처분 신청’을 선언한 상태였다. 관련 대화도 나눴나.
A : “그렇다. 난 ‘가처분 신청하면 절대 안 된다. 대표가 당을 상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렸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난 가처분 신청할 거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그때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그의 말대로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됐으니까 이 전 대표는 물론, 동시에 이번 사태를 촉발한 권성동 원내대표도 사퇴해야 한다. 그것만이 해법이다. 그러면 비대위를 만들 수 있다. 사법부하고 싸우면 안 된다. 이준석·권성동 다 사퇴하고 새롭게 가는 게 맞다.”


Q : 이 전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그의 속내는.
A : “이준석은 컴퓨터 같은 존재다. 너무나 훌륭한 컴퓨터, 민주당을 이길 수 있는 컴퓨터다. 그런데 사랑이 빠진 컴퓨터다. 정치는 사랑이 있어야 하는데 인간애가 부족한 점이 안타깝다.”


Q : ‘이준석 사태’로 국민의힘을 지지해온 청년층의 이탈 우려가 나온다.
A : “그 지점이 굉장히 걱정이다. 20·30세대는 이준석에게 자신들을 투영한다. 그런 이준석이 보수 정당의 대표가 됐으니 성공시켜 20·30세대를 끌고 갔으면 했다. 그래서 지금은 나도 멘붕이다.”

위로 전화 받은 이준석 “나 걱정하는 것 아냐”

이 전 대표(37)와 친한 또래 30대 정치인의 대표적 인물이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35)이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당한 지난달 8일 위로 전화를 했다. 그에게 물었다.


Q : 무슨 얘기를 나눴나.
A : “이 전 대표는 내게 씩씩한 어조로 ‘이준석 걱정하는 거 아니야’라며 ‘나중에 술이나 먹자’고 하더라. 20·30세대가 자주 쓰는 말 가운데 ‘연예인 걱정하는 거 아니야’가 있다. 젊은이들끼리 술을 먹는데 ‘모 연예인이 도박 빚을 져 파산했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하자. 누군가 ‘저 사람 어떡하나’ 하면 다들 ‘연예인 걱정하는 거 아니야’고 받아친다. 우리 세대 유행어다. 그걸 이준석이 쓴 거다. 의미는 두 가지다. 첫째, 나는 네가 걱정하는 만큼 어려운 상황이 아니고,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둘째는 너 할 일이나 잘하란 거다. ‘아, 이 전 대표가 여유가 있구나’라고 느꼈다. 그때부터 법적 대응을 준비한 듯하다.”


Q : 이 전 대표의 속내는 뭐라고 보나.
A : “대표직 자체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대표직으로 상징되는 명예 같은 것을 회복하기 위해 사활 걸고 싸우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제 가처분이 인용됐으니 권성동 원내대표 등 윤핵관들도 2선 후퇴하면 이준석도 대표직을 사퇴할 것으로 본다.”


Q : 그렇게 추측하는 근거는.
A : “이준석이 그제 기자회견에서 차기 전당대회를 거론하며 자기 뜻에 맞는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 이미 본인도 당 대표직을 더는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식하고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가처분 인용으로 1차 승리를 거둔데 이어 차기 당 대표도 본인이 원하는 사람이 되면 명예로운 대표직 퇴진의 명분이 완성된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니 권성동 원내대표가 속히 용단을 내려 사퇴하고, 비대위도 해체한 뒤 새 원내대표를 뽑아 이준석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 공석인 최고위원들은 당 전국위원회에서 보궐 선거를 해 충원하면 된다. 그러면 이 (전)대표는 자연스럽게 사퇴할 것이다. 그러면 가을 정기국회가 끝난 뒤 내년 초에 전당대회를 치러 새 대표를 뽑을 수 있다. 이 (전)대표도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재기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된다. 이 시나리오의 전제는 이준석을 배제하기 위해 법원 결정과 싸우며 비상대책위원회를 밀어붙이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와 함께 바른정당에서 활동했고, 최근 ‘이준석 사태’ 고비마다 그를 옹호해온 하태경 의원(3선·해운대갑)도 권성동 원내대표의 퇴진과 비대위 해체를 전제로 “이 전 대표는 명예롭게 2선 후퇴하고 싶은 뜻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에게 물었다.


Q : 권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비대위 카드가 포기되면 이준석도 사퇴할 수 있을까.
A : “내심 그런 뜻이 있다고 본다. 본인이 ‘책 쓰겠다’고 하지 않았나. 다만 내놓고 말하지는 못하는 상황일 것이다. 대표직 사퇴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에선 전당대회 하자고 난리가 날 테니 말이다. 게다가 법원은 이준석의 대표직 복귀를 보장하라고 판결했는데, 당사자가 바로 사퇴한다고 하기도 거북할 수 있고 경찰의 수사 움직임도 부담일 것이다. 그러니 이준석 마음은 본인도 알 수 없다.”


Q : 그러면 내년 1월 당원권 정지가 끝나는 대로 복귀해 6월까지 임기를 채울 가능성도 있지 않나.
A :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그의 복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그게 이 (전)대표에게도 부담일 것이다. 경찰 수사가 변수다. 그게 없었다면 이 (전)대표는 금방 대표직을 그만뒀을 수도 있다.”



강찬호(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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