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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 별세에…그가 출연한 '피자헛 광고' 떠도는 이유

냉전 종식의 주역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 전 세계에서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30일(현지시간) 오랜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004년 12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고르바초프는 놀랄 만한 비전을 가졌던 사람이자, 자신이 본 미래를 위해 위험을 감수할 줄 알았던 드문 지도자”라며 “그의 결정은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고, 수많은 사람에게 자유를 선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09년 백악관에서 고르바초프와 조우했던 일을 회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우린 미국과 러시아의 핵 감축에 대한 대화를 아주 오랫동안 나눴다”며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고르바초프를 높게 평가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사망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사진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나는 평화적으로 냉전을 끝내기 위한 그의 용기와 진정성을 늘 존경해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상황에서 소련에 자유를 선사한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헌신은 모두의 귀감”이라고 적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인에게 자유의 길을 열어준 고르바초프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그의 약속이 우리의 역사를 바꿨다”고 했다.

독일의 전·현직 총리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그는 용감한 개혁가이자 선견지명을 갖춘 정치인이었다”며 “독일인은 그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그의 별세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고르바초프는 한 명의 정치인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줬다. 그의 역사적 성과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끔찍한 나날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일 출신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고르바초프가 냉전과 ‘철의 장막’을 끌어내리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우리는 그의 유산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 공산당 서기장 재임 당시 베를린 장벽 붕괴를 용인함으로써 통일 독일 출범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고르바초프는 냉전을 평화롭게 끝내는 데 누구보다 많은 일을 했다”고 했다.

지난 1991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피자헛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 사진 SovietVisuals 트위터 캡처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고르바초프는 나라를 잃었지만, 세계를 바꿨다’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그가 가져온 변화는 놀라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WP는 “미국과 군비 경쟁을 종식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며 “빠른 개혁이 독립을 갈망하는 민족들을 얼마나 빨리 자극할 수 있는지 등을 오산했지만, 그는 소련을 구원하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소셜미디어(SNS) 등에선 고르바초프가 지난 1997년 출연한 피자헛 광고가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이 영상은 이전부터 소련 해체 이후 국제경제의 변화를 설명하는 자료로 쓰였다.

피자헛 광고에 출연한 고르바초프. 사진 유튜브 캡처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촬영된 이 영상에는 고르바초프가 정치·경제적 혼란과 불안을 초래했다고 비판하는 기성세대와 자유·희망·기회를 선사했다는 신세대의 갈등이 나온다. 그러나 그 덕분에 피자헛을 먹게 됐다는 노년 여성의 중재로 영상은 끝난다. 지난 1990년 처음 러시아에 진출한 피자헛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업을 전면 철수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2009년 10월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반면, 고르바초프 생전에 그를 가리켜 ‘소련 해체’의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던 러시아에선 서방의 애도 물결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엿보인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에선 그가 소련을 붕괴시키고 그들을 2등 국민으로 만들었다는 원망 여론이 있으며, 일부 러시아인들은 이 책임을 물어 그를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을 통해 “고르바초프의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고르바초프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전문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르바초프의 유산에 가장 비판적인 인사 중 하나인 푸틴 대통령이 고르바초프의 역사적 역할 등을 언급하지 않았고 러시아 국영 언론들도 그의 사망 소식을 크게 다루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소련의 붕괴가 금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고르바초프의 사망 소식에 “그는 중국·소련 관계 정상화를 추동하기 위해 긍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우리는 그의 병사(病死)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홍범(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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