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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쌍방울 수사서 돌출한 대북단체..."20억 기부금 행방 의문"

 2018년 11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당시 행사는 쌍방울그룹이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와 남북 교류행사를 함께 주최한 대북 지원단체가 경기도와 쌍방울그룹을 잇는 연결고리로 떠오르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쌍방울그룹이 해당 행사를 후원하는 등 해당 단체와 연관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행사에 쌍방울 임원 참석”
 2018년 11월 16일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고양 앰블호텔에서 개최된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청
30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대북 행사인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각각 경기도 고양시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었다. 민간 대북 교류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이하 아태협)와 공동 주최하는 방식이었다. 2018년 개회식에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 아태협 안모 회장 등 남측 인사와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가 참석했다.

당시 사정을 안다는 아태협 관계자는 “2018~2019년 행사에서 경기도의 남북협력기금 3억원을 뺀 나머지 행사 비용 2억~3억원은 쌍방울그룹이 후원했다”고 말했다. 쌍방울그룹이 아태협을 끼고 경기도를 도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당시 행사에는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최근 체포영장이 발부된 양모 쌍방울 회장 등 당시 쌍방울 관련 주요 임원 2명 등도 참석했다고 한다. 경기도가 배포했던 보도자료에는 쌍방울그룹의 후원 내용이 나와 있지 않다.

국세청 공익법인 의무공시를 보면 경기도와 대북 사업을 같이 추진했던 아태협은 ^2018년 수익금 12억 3300만원(기부금 9억 4300만원·보조금 2억 9000만원) ^2019년 수익금 24억 6300만원(기부금 6억 4800만원·보조금 18억 1500만원)을 공시했다. 그런데 이때는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협회 안에서 내분이 있었을 때라고 한다. 아태협 관계자는 “2019년엔 안 회장이 돈이 없다고 해 직원 2명이 월급을 제때 못 받아 이들이 노동청에 진정을 넣는 일이 있었다”며 “그해 보조금 등 수익이 20억원을 넘는다는 공시를 했을 때 숫자 ‘0’이 하나 더 붙은 줄 알았다. 그 돈은 다 어디로 간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태협은 기부금 등 수익 출처를 명시하지 않았다.

아태협과 경기도의 관계는 2019년 북·미 정상회담 결렬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자연스레 끊겼다고 한다. 아태협은 ^2020년 수익금 3억 4200만원(기부금 3억 4200만원·보조금 0원) ^2021년 수익금 0원을 공시했다. 아태협 관계자는 “대북 사업 경로가 막히면서 협회 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재명 등과 친분” 아태협은 어떤 단체?
서울 서빙고역 인근 쌍방울그룹 본사 내에 있는 '아태평화교류협회' 사무실에는 2018년 경기도 행사 사진이 걸려 있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리종혁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촬영됐다. 채혜선 기자
아태협은 현재 쌍방울그룹 계열사 등이 모인 본사 안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쌍방울그룹이 2019년 서울 중구 신당동 사옥에 이어 2020년쯤부터 용산구 서빙고동 사옥으로 이전한 이후에도 무상으로 입주해있다고 한다. 2019년 이후 남북 관계 경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경기도와의 사업은 중단됐지만 아태협의 쌍방울 더부살이는 3년째 이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아태협 안팎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과 안모 아태협 회장의 연관성을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안 회장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외곽조직인 ‘민주평화광장’에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태협 관계자는 “대선 전에도 이 대표와 안 회장은 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태협의 모태가 된 단체는 2007년 일본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 등을 하던 곳으로, 안 회장은 해당 단체를 2012년부터 아태협으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해왔다. 홈페이지 연혁에 따르면 아태협은 2019년 3월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 사업자로 지정됐다. 법인 등기부등본에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공존을 바탕으로 민간교류 등을 주선하는 단체”라는 대목이 나온다.

안 회장은 검찰이 최근 체포영장을 발부한 김모 쌍방울 전 회장과도 가까웠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안 회장은 2019년 1월 9일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약 2주 후 열린 그의 출판 기념회에선 쌍방울그룹과의 후원 협약식도 있었다고 한다. 나노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중심에 있는 나승철 변호사가 사외이사를 지낸 곳이다. 아태협과 대북 행사를 총괄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나 쌍방울의 횡령·배임 혐의 등을 살펴보는 검찰은 그간 있던 쌍방울그룹 본사 압수수색에서는 아태협 사무실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아태협의 존재와 자금 흐름 등은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안 회장은 이날 연락이 닿지 않았다.



채혜선(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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