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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장관 "홍수 피해 13조원…복구에 5년 걸릴 것"

6월부터 몬순 우기 폭우…관리들 "지옥 열려" 탄식 누적 사망자 1천136명…전문가 "기후 변화가 주 원인"

파키스탄 장관 "홍수 피해 13조원…복구에 5년 걸릴 것"
6월부터 몬순 우기 폭우…관리들 "지옥 열려" 탄식
누적 사망자 1천136명…전문가 "기후 변화가 주 원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악의 몬순 우기가 덮친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 규모가 13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됐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흐산 이크발 파키스탄 개발계획부 장관은 전날 "최근 홍수 관련 피해를 잠정 추산한 결과 100억달러(약 13조5천억원)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크발 장관은 이번 피해가 2010년 홍수 사태 때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에서는 2010년에도 우기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당시 2천명 이상이 숨지고 국토의 5분의1 가량이 물에 잠겼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도 전날 북부 구호 작업 현장을 살펴본 후 지난 30년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엄청난 홍수라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이크발 장관은 피해가 워낙 커 재건과 회복에는 5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식품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프타 이스마일 재무부 장관은 인도로부터 야채를 수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핵 개발 경쟁을 하며 분쟁지 카슈미르의 영유권 등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른 앙숙 사이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상황이 워낙 다급하다 보니 인도에도 손을 내밀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파키스탄이 홍수로 황폐해진 모습을 보게 돼 비통한 심정이라며 "유족에게 진심 어린 조의를 전한다"고 말했다.
해마다 남아시아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계절성 몬순 우기로 큰 피해가 발생하는데 올해 파키스탄의 상황은 국가적 재앙 상황으로 치달았다.
지난 세 달 우기 동안 누적된 사망자 수는 전날 밤 기준으로 1천136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24시간 동안에만 7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홍수 피해 직격탄을 맞은 남부 신드주에서는 이재민이 탄 배가 구호 시설로 이동하다가 전복되면서 13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고 파키스탄 지오뉴스는 전했다.
신드주는 이번 달 평년보다 784%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대부분이 물에 잠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적으로는 가옥 약 100만채가 부서졌고 다리 170여개가 끊어졌다. 이재민 수는 3천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와중에 북부 지역에서는 산악지대의 빙하와 눈이 녹은 물까지 더해지면서 범람 피해가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의 관리들은 BBC뉴스에 "하늘에 의해 지옥이 열렸다"며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남부 등에서는 앞으로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된 상태라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 사태의 주원인은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 5월 50도 안팎까지 치솟은 파키스탄의 폭염이 이번 홍수 재앙을 촉발한 한 원인으로 꼽힌다.
AP통신은 공기가 따뜻해질수록 더 많은 습기를 흡수하게 되고 결국에는 비를 뿌리게 되는데 이번에는 폭우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프린스턴대 기후 과학자인 마이클 오펜하이머는 전 세계적으로 심한 호우가 갈수록 극심해진다며 "파키스탄의 산들은 구름이 지나갈 때 습기를 더 뽑아내게 된다"고 말했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파키스탄은 극지 이외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빙하가 있는 곳"이라며 이것들이 녹으면서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크발 장관은 파키스탄은 선진국의 무책임한 개발로 야기된 기후 변화의 희생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은 세계 최소 수준"이라며 국제 사회는 우리가 기후 변화에 대응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파키스탄의 열악한 배수 인프라 시설, 곳곳에 마구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물 빠짐이 막히는 상황 등도 홍수 사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심각한 경제난에 처한 파키스탄에 최악의 홍수까지 겹치자 국제사회는 앞다퉈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미 구호물품을 실은 항공기를 급파했고, 유엔(UN)은 1억6천만달러(약 2천160억원)를 긴급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도 30만 달러(약 4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중국도 전날 30만달러와 텐트 2만5천개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중국은 이미 텐트 4천개, 담요 5만장, 방수포 5만개 등을 제공한 상태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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