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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교황 유해 찾은 프란치스코…조기 사임설 또 솔솔

건강 악화로 조기 퇴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도시 라퀼라를 방문했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임을 앞두고 라퀼라를 방문한 바 있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만간 깜짝 퇴임 발표를 할 수 있다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 이탈리아 중부 도시 라퀼라를 방문했다. EPA=연합통신

라퀼라는 가톨릭교회 역사상 스스로 퇴임한 첫번째 교황인 첼레스티노 5세(1215~96) 전 교황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그는 1294년 12월 교황 즉위 5개월만에 사임해 ‘생존 중 퇴위’라는 최초 사례로 기록된 인물이다. 단테(1265~1321)는 자신의 작품 『신곡』에서 교황직을 포기한 첼레스티노 5세를 겁쟁이로 묘사하며 조롱한 바 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퀼라 마을 광장에서 수백명의 사람이 운집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하며, 단테의 조롱에 대해 언급한 뒤 “첼레스티노 5세의 결정은 위대한 거절(the Great Refusal)이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산타 마리아 디 콜레마조 성당에 있는 첼레스티노 5세의 무덤을 찾아 기도한 뒤, “사람들의 눈에는 겸손한 자들이 약하고 패배자처럼 비치지만 실제로는 오직 그들만이 주님을 완전히 신뢰하고 그 뜻을 아는 진정한 승리자”라면서 “첼레스티노 5세는 권력을 포기함으로써 겸손의 힘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어떤 권력 논리도 ‘용감한’ 첼레스티노 5세를 가두거나 억제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그의 용기를 치하했다.

첼레스티노 5세 이후 교황직에서 자발적으로 사임한 인물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다. 베네딕토 16세는 2009년 라퀼라를 방문하고 4년 뒤 건강상의 이유로 교황직에서 조기 퇴임했다. 과거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에 대해서도 용기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 첼레스티노 5세의 무덤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AFP=연합통신

이날 교황이 라퀼라를 찾아 첼레스티노 5세의 선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자, 그의 사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재 85세 고령인데다, 최근 오른쪽 무릎과 좌골 신경통 통증으로 자주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7월엔 “(사임의) 문은 열려 있다. 일반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면서 “(사임할 경우) 명예 주교로 남아 (로마의)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에 머물지 않을까 싶다”고 조기 사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27일 새 추기경 20명을 대거 서임하고,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추기경 회의를 주재한다. 바티칸 헌장 개정을 논의한다는 게 추기경 회의의 공식 의제다. 새 추기경 서임식이 여름에 열린 것은 1807년 이후 처음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을 소집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바티칸은 전 세계 추기경 226명 중 197명이 회의 참석을 위해 로마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식 의제는 바티칸 헌장 개정이지만, 추기경들에게 더 중요한 비공식 의제가 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임에 대한 대비”라고 전했다.
지난 5월 바티칸에서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이동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만약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기 사임할 경우, 차기 교황은 교황선출회의(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 132명 중 3분의 2 이상(88명)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다. 현재 투표권이 있는 추기경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임명한 사람은 83명으로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일각에선 프란치스코 교황에 내년에 새 추기경을 또 임명해 자신의 개혁을 이어갈 후계 구도를 완전히 마련한 뒤 퇴임할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박형수(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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