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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후 가게 문도 안 열었는데…권리금 못 돌려받는 이유 [그법알]

[그법알 사건번호 79] 문도 안 연 가게 세입자의 권리금 반환 요구, 들어줘야 하나요?

임대인(가명)씨는 2016년 3월 경기도 남양주 다산 신도시에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의 상가를 분양받았습니다.
서울의 한 부동산. 뉴스1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그리고 대인씨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차리려는 세입자(가명)씨와 보증금 3500만원에 임대료 170만원, 24개월짜리 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계약서에는 ‘상가 소유권 변동 등의 사유 발생 시에도 임대차 계약은 새로운 임대인에게 동일 조건으로 승계돼야 하고, 배액상환 등으로 해제할 수 없다. 임차인 사정으로 입점이 불가능한 경우 임차인은 제3자에게 전대할 수 있고, 이에 임대인은 동의하기로 한다’는 특약도 넣었습니다.

그리고 세입자씨는 임대인씨에게 계약금 350만원과 별도로 권리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개점도 하기 전 세입자씨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임대차 계약을 해제하게 됐고, 권리금도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임대인씨가 권리금 반환을 거부하자, 다툼은 법정으로 갔죠.

여기서 질문
아직 입점하지 않고 임대차 보증금 잔금도 내지 않았는데 권리금 반환을 요구한다면 임대인은 돌려줘야 할까요?

법원 판단은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매물 정보. 연합뉴스 ※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1‧2심은 모두 세입자씨가 이겼습니다. ‘권리금’이란 점포의 시설‧비품 등은 물론 위치에 대한 이점 등 무형의 재산적 가치 등을 이용한 대가입니다. 세입자(임차인)로서는 위치가 좋은 곳일수록 이득을 회수하는 기간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임대인에게 지불하는 것이죠.


1심은 “정상적인 영업기간이 있는 것이 전제로 돼야 반환 여부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뿐”이라며 “개점조차 하지 않은 점포는 원상 회복 의무가 발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임차인의 손을 들었습니다. 2심은 “권리금 계약은 이 사건 임대차 계약과 결합해 그 전체가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진 것으로 서로 불가분의 관계(2016다261175 등)”라며 “임대차 계약이 해제됨에 따라 이 사건 권리금계약 또한 해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의 사정으로 중도 해지됨으로써 약정기간 동안의 그 재산적 가치를 이용케 해주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임대인은 그가 받은 권리금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의무를 진다”는 앞선 대법원 판단(2000다26326)을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임대인의 사정으로 상가의 재산적 가치를 양도할 수 없었다거나 이를 이용할 수 없었다는 등의 사정에 대해 주장하거나 증명한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게 되는 것이죠.

또 대법원은 “임차인은 스스로 상가 입점을 거절하였고, 특히 원고가 직접 입점하지 못하는 경우 제3자에게 전대할 권리를 사전에 보장받았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라고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앞서 본 대법원 판결에서 표명된 견해에 위배된다”며 파기환송한다고 29일 밝혔습니다.
그법알
‘그 법’을 콕 집어 알려드립니다. 어려워서 다가가기 힘든 법률 세상을 우리 생활 주변의 사건 이야기로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함께 고민해 볼만한 법적 쟁점과 사회 변화로 달라지는 새로운 법률 해석도 발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김수민(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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