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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힘들면 생각나"…朴 수차례 찾고 MB 칼제비 먹은 '보수 성지'

“어려울 때도, 우리 서문시장과 대구 시민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오늘 기운을 받고 가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26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윤 대통령은 상가연합회사무실 방향까지 약 50m를 이동하면서 시민들과 연신 악수를 했다. 동선 양쪽에 설치된 펜스 뒤로는 윤 대통령을 보러 온 시민 수백명이 환호하고 있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윤 대통령은 “선거 때도, 당선인 때도 왔지만 취임하고 이렇게 다시 뵈니, 그 때 여러분들이 저를 열심히 성원하고 지지해주던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전통시장은 민심이 모이는 곳이고 민심이 흐르는 곳”이라며 “그래서 정치인과 지도자는 민심이 흐르는 곳을 늘 잊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대구에 올 때마다 서문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 4월 12일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취임 후 첫 방문이다. 대선 전에는 경선 후보와 대선 후보 시절, 선거일 전날 등 총 세 차례 서문시장을 찾았다. 이날 윤 대통령은 상인회와 간담회를 하고 닭강정 가게, 이불 가게 등 시장 곳곳을 돌며 장을 보는 모습을 보였다. 손에는 천으로 된 장바구니를 들었다. 윤 대통령이 점포에 들를 때마다 상인들의 악수와 사진 촬영 요청이 이어졌다.

서문시장은 보수 진영 정치인이 ‘정치적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방문하는 상징적 장소로 꼽힌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30%를 밑도는 수준이어서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27%로 전주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이불을 구입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상인연합회 간담회 자리에서 “여러분의 아주 열정적인 지지로 제가 이 위치에까지 왔으니 제가 좀 미흡한 점이 많더라도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당선인 시절인 4월 12일에도 “어떻게 보면 권력이 서문시장에서 나오는 것 같다” “서문시장만 오면 아픈 것도 다 낫고 엄청난 힘을 받고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했었다.

윤 대통령뿐 아니라 보수 진영에서 대통령이 된 정치인들은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거나 압도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 서문시장을 즐겨 찾았다.

서문시장 하면 떠오르는 정치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서문시장을 찾았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역풍이 불자 세 결집을 위해 서문시장을 방문했고, 2012년 대선 과정에서도 이곳을 찾아왔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이라는 정치적 최대 위기를 맞이했던 2016년에도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찾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9월 7일 오후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신발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2007년 서문시장에서 칼제비(칼국수+수제비)를 먹었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바른정당 대선후보 시절 서문시장을 찾아 ‘배신자 프레임’을 벗으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제19대 대선 출정식을 서문시장에서 열었다.

전직 대통령이나 대선 후보들뿐 아니라 유력 정치인들의 서문시장 행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당 대표가 되기 전후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지난해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문시장을 찾아 “어린 시절 명절에 대구에 오면 꼭 들르던 곳”이라고 했고 당대표 당선 후인 지난해 7월 7일에도 서문시장에 들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해 5월 24일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 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서문시장은 단순히 전통시장이라는 사실을 넘어 ‘보수의 성지’라는 이미지가 있다”며 “서문시장 방문 자체가 일종의 메시지가 되는 셈인데 보수 진영 정치인들도 그 점을 활용하기 위해 서문시장을 찾는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정석(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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