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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 수입 금지해도…美항구엔 러 목재·금속 여전히 가득

미, 우크라 전쟁으로 러 제재했지만 일부 물품 교역 지속

보드카 수입 금지해도…美항구엔 러 목재·금속 여전히 가득
미, 우크라 전쟁으로 러 제재했지만 일부 물품 교역 지속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보드카 등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지만 제재에 포함되지 않거나 규제를 교묘히 피한 많은 러시아 상품이 여전히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부터 6개월간 러시아로부터 목재, 금속, 고무, 비료 등 다양한 상품을 수입하고 있다. 한 달 평균 수입액은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적 건수는 약 3천6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6천 건보다는 크게 줄었으나,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경제 제재를 통해 크렘린에 가하는 고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바와는 다르게 양국 간 교역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물품 중에는 총알을 비롯해 베개, 역도화, 알루미늄봉, 원유, 방사성 물질 등도 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로부터 연료, 귀금속, 석재, 철광석, 철강, 비료 등을 주로 수입해 왔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러시아산 원유, 가스, 석탄 금수를 결정했고 보드카와 해산물, 다이아몬드 수입도 막았다.
쿠어스 맥주는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취지로 5월에 러시아 국영기업으로부터 수입하려던 홉을 러시아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제재는 상징적 성격이 강할 뿐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미국 보드카 시장에서 러시아산 상품의 점유율은 1%에 불과하고, 미국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율도 3%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제임스 오브라이언 미국 국무부 제재정책 조정관은 AP 통신에 "우리가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하면 세계 무역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세계 무역이 원활히 돌아가면서도 러시아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제재를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업체들은 대러시아 제재에 따르기 위해 다른 수입원을 찾기도 했으나, 일부 상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경제가 이미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수입 금지 러시아 기업을 각각 결정한 점도 미국에 적지 않은 러시아 물품이 들어오는 이유가 됐다.
예컨대 러시아 자작나무 목재는 미국에서 교실 가구는 물론 실내 바닥 재료로 널리 쓰이고 있어 대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미국이 러시아 항구를 통해 수입하는 카자흐스탄 원유에는 러시아산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생산지를 명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제재를 피해 인접국인 캐나다나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는 러시아 상품도 있다.



이와 관련해 AP 통신은 미국과 러시아의 교역량이 애초부터 많지 않았기에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보복 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고 짚었다.
2019년 교역량 기준으로 러시아는 미국의 26번째로 무역 파트너로 양국 간 연간 교역 규모는 약 280억 달러(37조5천억원)였다.
하지만 제재로 인해 두 나라 사이의 교역량이 감소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시카고대에서 러시아 경제를 연구하는 콘스탄틴 소닌은 "제재가 (러시아 기업의) 수익을 100% 없앨 수는 없지만 줄일 수는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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