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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성지' 크림반도 잇단 타격…전쟁 커지나

러, '안전사고→사보타주' 시선 변화…자국 영토 직접 공격으로 간주 할수도 젤렌스키 측근 "향후 유사 공격 계속될 것"

'푸틴의 성지' 크림반도 잇단 타격…전쟁 커지나
러, '안전사고→사보타주' 시선 변화…자국 영토 직접 공격으로 간주 할수도
젤렌스키 측근 "향후 유사 공격 계속될 것"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푸틴의 성지'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군사시설에서 연거푸 '의문의 폭발'이 일어나면서 공격 주체와 파장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 지역의 마이스케 마을에 있는 군부대 탄약고에서 발생한 폭발로 민간인 최소 2명이 다치고 3천여 명 이상이 대피했다.
9일 크림반도 내 사키 공군 비행장에서 유사한 폭발이 발생한 지 불과 한주만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적으론 크림반도에서 벌어진 이 폭발에 대해 공식적으로 함구하지만 공격 주체라는 정황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NYT에 이번 탄약고 폭발이 적의 전선 후방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정예부대의 작전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크림반도의 러시아 군 시설을 공격했다면 6개월이 지난 이번 전쟁의 양상을 흔들 수 있는 대형 변수가 된다.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러시아가 이 지역을 자국 영토로 여기는 탓이다. 러시아가 이번 폭발을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받아들인다면 대량살상무기(WMD) 등 우려하던 대규모 공세를 감행하는 발판으로 삼을 공산이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공격 수위를 높이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는 '가짜 깃발' 작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두 차례 폭발에 대한 러시아의 시선도 달라졌다.
9일 폭발 때는 '안전 규정 위반에 따른 사고'라고 발표했으나 16일 두번째 폭발이 나자 러시아 국방부는 "사보타주로 인한 것"이라고 규정해 우크라이나를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NYT는 16일 발표에 대해 "2월 말 침공 이후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지역으로까지 전쟁이 확전되고 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크림반도가 이번 전쟁은 물론 역사적으로 양국에 민감한 요충지라는 점에서 이들 공격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곳은 전쟁 초기인 3월 초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등 남부 전선으로 병력이나 군수품을 수송하는 핵심 보급로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파벨 루친은 NYT에 "크림반도는 헤르손과 자포리자 지역에 주둔하는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며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러시아의 역량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유럽과 아시아, 중동 지역의 접점에 위치한 탓에 수백 년에 걸쳐 훈족, 그리스, 비잔틴 제국, 몽골 제국 등 다양한 민족과 국가의 지배를 받다가 1783년 처음으로 러시아 제국에 병합됐다.
이후 소련이 건국된 뒤 1954년 우크라이나 출신의 소련 공산당 서기장 니키타 흐루쇼프가 크림을 우크라이나 소비에트공화국에 양도한 것이 단초가 돼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우크라이나 내 자치공화국으로 남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면서 '역사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주장한 데에도 이런 역사적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거룩한 땅', '성지' 등으로 표현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대한 자신의 지배를 인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감행하면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을 종합하면 크림반도를 둘러싼 격전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자국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점령이 '해제'될 때까지 크림반도를 비롯한 점령 지역에 대한 '비무장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영국 일간 가디언에 "향후 2∼3개월 안에 이런 종류의 사건이 더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러시아 국방부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마도 그런 사례가 더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예고했다.
또 크림대교가 주요 표적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크림대교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뒤 크림반도와 러시아 내륙을 연결하기 위해 건설한 다리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불법 건축물이자 러시아군이 크림반도로 향하는 주요 관문"이라며 "그런 물체는 파괴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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