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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열사병,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 섭취

온열 질환은 기상 현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조금만 주의하면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지만, 매년 전 세계 곳곳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해 그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한 해 약 700여명이 폭염으로 인한 질환으로 사망한다.
 
온열 질환은 과도하게 고온의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한다. 온열 질환은 증상과 그 심각도에 따라 일사병부터 열경련, 열실신, 열사병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일사병과 열사병이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어 일사병이 발생하면 피로,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에는 서늘한 곳으로 이동해 안정을 취하고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야 한다. 이온음료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면 열사병은 제때 응급조치를 받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질환이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되어 발생하며, 체온이 올라가지만 땀이 나지 않고, 신경계 장애를 동반한다.  
 
일사병과 열사병을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이 신경계 이상이다. 여기에는 의식 저하, 섬망, 혼수, 발작, 불분명한 발음 등의 증상이 포함되며, 이때는 즉시 911을 불러 응급실로 가야 한다. 열사병을 ‘집에서 좀 쉬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심한 고열은 신체에 심각한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급성 신부전, 근육이 손상돼 장기를 망가뜨리는 횡문근융해증, 다발성 장기손상 등의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온열 질환 취약 계층은 우선 노년층과 영유아다. 만성 질환이 있는 환자들 역시 열사병의 위험이 높다. 특히 노년층은 기저 질환으로 여러 가지 약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약은 땀을 잘 흘리지 않도록 하거나, 심혈관계를 방해하거나, 수분과 전해질의 불균형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미 몸이 취약한 상태에서 열사병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비만한 사람들과 임산부도 주의가 필요하다.  
 
젊고 건강한 운동선수들도 열사병에서 안전할 수는 없다. 종종 젊은 운동선수들이땡볕에서 경기하다가, 혹은 훈련 도중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때는 높은 기온 뿐 아니라 습도도 열사병 발병의 위험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야외에서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면, 항상 기온과 습도를 확인하고, 통풍이 잘되는 소재의 옷을 입고, 충분한 휴식, 수분과 전해질 섭취를 습관화해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우리 사회에서 에어컨 접근이 어려운 계층이 있다. 에어컨을 살 여력이 되지 않는 경우, 야외에서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 다른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사회적 고립자들도 조심해야 한다. 만약 가족 중 혼자 사는 노인이 있다면 자주 연락해 건강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냉방 시설 접근이 어렵다면 여러 시나 카운티 정부가 폭염기간 공공시설이나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쿨링 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LA카운티 정부가 제공하는 쿨링 센터 및 폭염 대처 요령은 웹사이트(ready.lacounty.gov/heat) 접속 또는 ‘211번’으로 연락해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유진 박 / 응급의학과 전문의·할리우드 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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