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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데스벨리에서 서부 개척시대를 생각하다

데스밸리는 LA에서 동쪽으로 300마일 거리에 있다. 데스밸리를 향해 15번 도로에서 127번 도로로 갈아타고 북쪽으로 가다 보면 매번 막막해진다. 양 옆으로 펼쳐진 드넓은 사막 멀리 보이는 구름같은 산들 무거운 기운이 어른거리는 것 같다. 데스밸리라는 이름이 함의하고 있는 것들 때문일까?
 
미국의 각 지역 풍경이 다 개성있는 모습을 하고 있고 서로 다른 경이로움을 보여주지만 이곳은 들어서는 순간 긴 탄식이 나오게 한다. 신은 왜 이런 곳을 만들었을까? 서부 개척시대에 더 나은 삶의 터전을 찾아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주하던 무리 중에 더 빨리 가기 위해 이곳으로 들어 섰던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절망적인 경험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이 척박한 땅에서 그들은 어떻게 견뎌냈을까?
 
당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있다. 네플릭스가 7부작으로 제작한 '그 땅에는 신이 없다' 이다. 1800년대 후반 뉴멕시코에 정착한 사람들과 서부로 이주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프랭크 그리핀은 무법자 30명을 이끌고 약탈을 일삼는 악당이다. 그는 다른 악당들에게 가족이 몰살 당하고 간신히 살아 남은 어린 두 형제 중 동생 로이 구드를 아들처럼 데리고 다닌다. 구드는 서부 최고의 총잡이로 자라지만 계속되는 살인과 약탈 행위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결국 돈을 챙겨 일행을 떠난다.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그리핀 일당은 그를 숨겨준 마을주민 전체를 몰살하는 잔인함을 보인다. 쫓기다 부상당한 구드는 탄광 매몰사고로 마을 남자는 다 죽고 여인들과 노약자 어린이만 남은 마을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이곳에서 구드는 악당들과 최후의 혈전을 벌이고 치열한 총격전 끝에 악당들을 물리친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자신을 돌봐준 마을 여인에게 준 구드는 어릴 때 헤어진 형이 있는 켈리포니아로 떠나는 것이  마지막 장면이다.  
 
서부개척 시대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사랑을 했고 이해와 양보도 피어났다. 교회를 세우고 영혼을 돌봐 줄 목사를 기다리며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무엇보다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에 의해 거친 사회가 조금씩 변해 갔다.
 
여기 데스밸리도 그랬을 것이다. 뉴멕시코 보다 훨씬 더 혹독하고 절망적인 환경이었지만 서쪽을 막고 있는 높은 산들 너머 있을 태평양 바다를 꿈꾸는 사람들에 의해 새 길이 열렸을 것이다. 절망을 이기고 푸른 들로 가려했던 그들의 꿈의 흔적들을 느껴보기 위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척박한 땅을 방문한다.
 
어느 해 4월 겨울이 지났다고 생각하고 데스밸리 캠핑장에 텐트를 쳤다. 한밤중에 부는 세찬 바람은 텐트를 곧 날려버릴 것 같았다. 바람이 그친 새벽녁에 밖으로 나갔다. 분명 어제 저녁에 없던 텐트가 옆에 있었다. 잠시후 잠을 설친 것 같은 50대 성인이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스위스에서 40일 휴가를 얻어 데스밸리를 돌아보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왜 아름다운 스위스를 떠나 이 메마른 땅을 찾았을까?  
 
일상을 벗어 나면 낯선 것이 보이고 낯선 것은 질문하고 사유하게 한다. 사유가 깊어 지면 지혜를 얻게 된다. 이 지혜는 우리에게 닥친 또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역경을 이길 힘을 줄 것이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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