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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채기'하는 해면…필요 없는 물질 걸러 점액에 섞어 배출

흡입구서 소화 못하는 물질 걸러내 주변 생물에 먹이 제공

'재채기'하는 해면…필요 없는 물질 걸러 점액에 섞어 배출
흡입구서 소화 못하는 물질 걸러내 주변 생물에 먹이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다세포 생물 중 가장 하등동물로 분류되는 해면이 물속의 영양분을 섭취하면서 걸러낸 필요 없는 물질을 점액에 섞어 재채기로 배출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포착됐다.
이 점액 물질은 해면 주변의 다른 생물에게 먹이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의 해양생물학자 야스퍼 드 괴이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해면이 재채기를 통해 자신의 몸을 정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약 6억년 전부터 지구에 존재해온 것으로 알려진 해면은 수많은 작은 구멍을 통해 물을 흡입하고 다른 큰 구멍으로 배출하면서 물속의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이로 섭취한다.
이 과정에서 큰 입자는 흡입 구멍에서 걸러내 밖으로 배출하게 된다.
저널 발행사인 셀 프레스(Cell Press)에 따르면 연구팀이 공개한 비디오에는 해면의 흡입구에서 점액이 서서히 배출돼 표면에 축적되고, 해면 조직의 수축·이완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는 장면이 잡혀 있다.



드 괴이즈 박사는 "해면이 재채기하는데 약 30분이 걸리는 등 인간의 재채기와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쓸데없는 물질을 제거하는 메커니즘이라는 점에서는 같다"면서 한곳에 붙어 고착 생활을 하는 해면에게는 주변 물이 더러울 때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해면이 걸러낸 필요 없는 물질을 담고 있는 점액은 어류를 비롯한 주변 생물에게 먹이가 된다.
논문 제1저자인 박사과정 연구원 니클라스 코른더는 "산호초 주변에 존재하는 유기물 중 상당수는 다른 생물이 섭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농축돼 있지 않은데, 해면이 이를 먹기 좋게 바꿔놓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카리브해 관형(管形) 해면인 '아플리시나 아르케리'(Aplysina archeri)와 켈로나플리실라(Chelonaplysilla) 속 인도-태평양 종 등 2종에서 재채기 현상을 확인했지만 대부분의 해면 종이 이런 재채기 행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드 괴이즈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해면의 재채기가 스스로 몸을 정화하기 위해 진화한 적응의 결과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해면을 아주 단순한 생명체로만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많지만 이들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보여준 유연성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엄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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