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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배심, 미시시피 흑인소년 린치 혐의 백인 여성 불기소 결정

美 대배심, 미시시피 흑인소년 린치 혐의 백인 여성 불기소 결정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미시시피주 대배심이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린치금지법'의 촉매가 된 흑인소년 에멧 틸(1941~1955) 살인사건의 중심인물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은 9일(현지시간) 미시시피주 르플로어 카운티 검찰 발표를 인용, 르플로어 카운티 법원 대배심이 지난 주 열린 심리에서 67년 전 틸에게 린치를 가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 백인 여성 캐롤린 브라이언트 던햄(87)을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배심원단은 던햄이 틸 납치 살해 사건에 연루된 혐의 관련 증거물 및 증언들을 충분히 검토했으나 혐의를 입증할만한 근거가 나오지 않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던햄이 납치 및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던햄은 1955년 8월 미시시피주 소도시 머니에서 발생한 시카고 흑인소년 틸 사망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
당시 21세였던 던햄은 "가족이 운영하는 식료품점을 혼자 지키고 있는데 틸이 들어와 휘파람을 불며 희롱하고 음담패설을 하며 몸을 붙잡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틸은 던햄 남편 일행에게 납치됐고 사흘 후 강가에서 처참하게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틸의 어머니는 아들 장례식에서 잔혹하게 폭행당한 아들의 모습을 공개했고 보도 사진과 함께 사건이 알려지면서 당시 흑인 민권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틸 살해 혐의를 받던 당시 던햄의 남편 로이 브라이언트(1994년 사망)와 시동생 J.W. 밀람(1980년 사망) 두 남성은 당시 재판에서 무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연방 법무부는 2004년과 2018년 틸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수사를 종결한 바 있다.
던햄은 단 한 차례도 이 사건과 관련돼 체포되거나 기소된 적이 없으나 최근 미집행 체포영장과 미공개 회고록이 잇따라 발견돼 반전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틸의 죽음을 추적해온 영화감독 키스 보샹과 그의 팀이 지난 6월 르플로어 카운티 법원 지하에서 1955년 8월 던햄 앞으로 발부된 미집행 영장을 찾아냈다.
하지만 던햄은 최근 공개된 2008년 인터뷰에서 "틸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았으나 막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던햄은 남편 일행이 사건 당일 밤에 틸을 붙잡아 왔을 때 "(나를 희롱한 소년은) 그가 아니다. 그를 집에 보내주라"고 당부했으나 틸이 본인임을 밝혔다면서 "나도 평생을 사건의 피해자로 느끼며 살아왔다. 틸 가족을 위해 늘 기도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 의회는 지난 3월 '에멧 틸 안티 린칭 법안'으로 이름붙인 '반(反) 린치 법안'을 가결처리했고 곧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을 마쳤다.
형사 처벌 권한이 없는 개인이나 단체가 특정인에게 임의로 가하는 사적 형벌(私刑), 즉 린치를 인종차별 또는 편견에 근거한 증오 범죄로 규정하고 가해자를 최대 징역 3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한편 틸의 사촌이자 사건의 증인인 휠러 파커 주니어 목사는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린 후 "유감스럽지만, 예상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던햄 기소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수백년간 계속돼온 안티-블랙 시스템을 단번에 뒤집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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