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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위로 미사일 날아갔는데 대만은 왜 사이렌 안 울렸나

"대기권 밖에서 날아가 방공경보 안 해"…동요 차단·정보능력 은폐 등 목적 관측 대만, 中 무력시위 사실상 종료 기대감 속 맞대응 최대한 자제

타이베이 위로 미사일 날아갔는데 대만은 왜 사이렌 안 울렸나
"대기권 밖에서 날아가 방공경보 안 해"…동요 차단·정보능력 은폐 등 목적 관측
대만, 中 무력시위 사실상 종료 기대감 속 맞대응 최대한 자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4일 발사한 둥펑(東風·DF) 계열 탄도미사일이 4일 수도 타이베이 상공을 통과하는데도 대만 당국이 방공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는 등 극도로 조용한 대처를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과 대만 양측 모두 중국군이 쏜 미사일 11발의 정확한 발사·탄착 지점, 이동 경로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오후 1시 56분부터 오후 4시까지 수차례에 걸쳐 대만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만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방위성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번 미사일 이동 경로를 담은 지도를 공개했다.
지도에 따르면 일본이 확인한 9발의 미사일 중 5발이 중국군이 설정한 대만 동부 해역에 있는 훈련 구역에 떨어진 것으로 나오는데 이 중 일부는 타이베이 상공을 지났다.
대만 북부와 남부 해역의 훈련 구역에 떨어진 나머지 4발은 대만 본섬을 지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방위성 발표로 대만섬 상공에 중국군 미사일이 처음으로 지나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만 국방부는 심야에 내놓은 짧은 해명성 보도자료를 내고 일반 시민 대상 경보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대만 국방부는 "미사일이 발사되고 나서 주된 비행경로가 대기권 밖이어서 광활한 지면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며 "국군(대만군)이 감시 시스템을 통해 정밀히 파악한 결과 중공(중국) 미사일이 동부 해역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고 본섬(대만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에 방공 경보를 울리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의 언급대로라면 중국군 미사일의 최대 고도는 대략 1천㎞ 이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사상 최초로 대만섬 상공을 지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공격적 행동을 강행하면서도 대만 시민들에게 위협이 되는 정도로까지 미사일 비행고도를 낮추지는 않으면서 위협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대만 국방부는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내용대로 중국 미사일이 타이베이 상공을 지나갔는지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대만 측이 중국군 쏜 탄도미사일이 사상 처음으로 대만 상공을 지나는데도 일반 시민들에게 경고하지 않은 것은 우선 불필요한 시민들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번 훈련을 앞두고 중국군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만 여러 도시에서 방공 경고가 울리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게 해 대만 시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는 심리전 효과를 기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따라서 대만 당국이 이런 중국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고 시민 동요를 막고자 중국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 행로를 조용히 추적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만 일각에서는 대만 당국이 향후 중국과 더 심각한 무력 충돌 상황을 고려해 탄도미사일 추적 등 정보 능력을 중국군에게 노출하지 않기 위해 미사일 발사 규모와 대략적인 낙하지점만 공개하고 더는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자유시보는 5일 대만군 관계자를 인용해 대만군의 정보 감시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를 감추기 위해 미사일 이동 경로 등 자세한 정보를 대외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만 정부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조용한 대응을 한 것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진행된 이번 군사훈련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맞대응을 최대한 자제해 중국에 추가 도발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로 보인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전날 밤 담화에서 중국이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고 비난하면서도 "대만은 스스로 분쟁을 격화시키지는 않고 국가 안보와 자유민주 방어선을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차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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