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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그러고 나서'

“그저 매일 쓰고 있는 힘껏 읽어라. 그리고 나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 우주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공상과학소설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말이다.
 
글쓰기에 관해 조언할 때 자주 인용되는 그의 말을 잘못 옮기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나서’는 ‘그러고 나서’로 고쳐야 바르다. 그렇게 하다는 뜻의 동사 ‘그러다’(그리하다의 준말)에 어미 ‘-고’와 동작의 완료를 나타내는 ‘나다’의 활용형이 연결된 구조다.
 
“체코 작가 보후밀 흐라발은 철도원, 보험사 직원, 제철소 잡부, 연극배우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마흔아홉에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다.” 이들 문장을 이을 때도 마찬가지다. 많은 직업을 전전하다가 뒤늦게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는 의미다. ‘그리고 나서’가 아닌 ‘그러고 나서’로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뒤에 ‘나서’를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서’ 앞엔 동사만 올 수 있어서다. ‘그리고’는 단어·구·절·문장 등을 병렬적으로 연결하는 접속부사다. ‘나다’는 동사 뒤에서 ‘-고 나다’의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끝났음을 나타내는 보조동사다. 본동사 뒤에 오는 것이 보조동사이므로 ‘나다’의 활용형인 ‘나서’ 앞엔 동사가 와야 한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나서” “작업을 마치고 나서”와 같이 ‘나서’ 앞엔 거치다, 마치다 등의 동사가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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