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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샤오미가 한국 시장을 빠르게 파고든 이유

30년이다. 한-중 수교, 이립(而立)의 나이다. 의연히 홀로서야 하는 단계. 그러나 한중 관계는 불안하다. 주변 상황에 더 휘둘릴 판이다. 그만큼 허약하다.

'획기적인' 일이 벌어졌다. 중국과의 무역에서 3개월 내리 적자를 봤다. 중국은 우리의 달러 박스였는데…. 수교 30년, 축제 분위기는 일그러졌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1. 아내가 딸기를 사 오란다. '한여름에 무슨 딸기? 설마 있을까….' 마트에 들렀다. 있었다. 냉동 딸기였다. 집에 가져와 풀어봤다. "엇…. 이거 '메이드 인 차이나'네…. 딸기도 중국에서 와?" 필자도, 아내도 놀랐다.

#2. 역시 샤오미였다. 잡음을 완벽하게 잡아주고, 귀속에 착 달라붙었다. 음질은 맑았고, 음량은 풍부했다. 5만8000원에 산 무선 이어폰 '레드미 버즈3 프로' 모델 제품이었다. 애플 제품을 모방한 것이라고 했다. 무슨 상관이랴, 내가 만족하니 좋기만 하다….

우리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대기업은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다. 국내 소비자는 관심 밖이다. 중소기업 형 일상용품 시장이 비어있는 것이다. 샤오미가 한국 소비시장을 빠르게 파고들 수 있었던 이유다.
#3. 서울에서 시내버스를 탔다. 함께 탔던 친구가 말한다. "이거 중국산 전기 버스야. 알아?" 그제야 차 안을 둘러봤다. 조금 이상한 듯했지만,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우리나라 전기차 판매의 절반을 중국산이 차지한단다.

딸기에서 이어폰, 그리고 전기버스까지….. 한중 수교 30년, 소비시장에서 본 양국 교역의 현실이다.

싸니까. 그 맛에 중국 거 쓰지…. 우리는 그랬다. 싸니까 중국 산 쓴다. 근데, 이젠 질도 좋다. 냉동 딸기가 국내산과 무슨 맛 차이가 있겠는가. 샤오미 이어폰은 애플, 삼성 제품보다 절반 이상 싸지만 품질 차이는 별로 없다.

전기버스는 중국 산이 현대 제품보다 약 1억 정도 싸다. 그런데 품질은? 내가 못 느낄 정도다. 버스 회사 사장은 바보가 아닌 이상 중국산을 산다.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첫째 일상용품은 몽땅 중국에 의존하게 생겼다.

일상 소비품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생산해야 하는 제품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국내 생산이 끊겼다. 중국 제품과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니, 일찌감치 공장을 닫았다.

우리 중소기업 비즈니스의 메인 스트림은 대기업 하청 구조다. '올해는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까….' 중소기업 사장은 항상 그 걱정이다. 대기업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대기업은 수출 상품을 만든다. 소비자가 해외에 있다. 그러니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대기업은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다. 국내 소비시장은 안중에 없다.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중소기업 제품이 충실하지 못한 이유다. 일상용품 시장이 비어있는 것이다. 샤오미가 한국 소비시장을 빠르게 파고들 수 있었던 이유다.

둘째 부품도 중국 산을 수입해야 할 판이다.

한중 교역구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중간재(부품+반제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부품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제3국으로 수출하는 형태다. 그래서 돈 엄청나게 벌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러나 이젠 중간재 교역에서도 중국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의 약 22.5%를 중국에서 들여왔다. 그런데 중국 수입품 중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2.3%였다(한국무역협회 통계).

중간재는 일반적으로 기술 함량이 높다. 기술 따라 교역이 이뤄진다. 그런데 중국산 부품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다. 게다다. 가격도 싸다. 그러니 안 쓰면 바보다. 부품 수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셋째 미래산업 교역에서도 밀리고 있다.

AI, 배터리, IOT, 빅데이터, 스마트공장….. 소위 말하는 미래산업이다. 제4차산업 혁명 영역이기도 하다. 미국도, 중국도, 한국도 이제 막 시작된 분야다. 그런데 '어~' 하는 사이 중국이 치고 나갔다.

컬러TV는 한국과 중국이 협력해서 만들었지만, AI는 누구든 혼자 한다. 중국은 한국과 손잡고 AI를 연구하고, 배터리 공장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다. 절대 안 한다. 이 분야는 기술 경쟁해서 이긴 놈이 시장 다 먹는 구조로 형성될 게 뻔하다. 서울을 누비고 다니는 중국산 전기 시내버스가 이를 말해준다.

냉동 딸기에서 이어폰, 그리고 전기 시내버스까지….. 일상용품뿐만 아니라 중간재, 그리고 미래산업 영역에서도 중국 제품은 한국 시장을 파고든다. 농단(壟斷)할 기세다. 그게 오늘 대중 무역구조의 현실이다.

'3개월째 적자'라고 난리다. 일부 가격 요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는 이미 '만성 대중 적자'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이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어쩌다 이리되었나...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는 한중 교역의 문제점을 좀 더 깊게 파고들어 보자.

한우덕 기자



한우덕(han.woo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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