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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zine] 에메랄드빛 사이판 해변…해외여행이 돌아왔다①

'근거리 해외 휴양'하면 떠오르는 사이판

[imazine] 에메랄드빛 사이판 해변…해외여행이 돌아왔다①
'근거리 해외 휴양'하면 떠오르는 사이판

(사이판=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지만, 올여름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굶주림을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듯 무척 뜨겁다.
그렇다고 멀리 가기는 아직 부담스러운 게 현실. 그래서 주목받는 곳이 사이판과 괌 등 해외 근거리 휴양지다.
비행시간이 4시간 남짓으로 짧아 거리와 비용 등에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한 사이판은 가족 단위 여행객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사이판은 팬데믹 기간 싱가포르와 함께 한국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협약을 맺고 비교적 자유롭게 갈 수 있는 2대 여행지로 사랑받아왔다.
특히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는 멀리 여러 곳을 다니는 여행보다 근거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이판이 매력적이다.



◇ 생각보다 시원한 남국
남국의 여름은 생각보다 시원했다. 그늘에 들어가니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게 후텁지근한 한국 날씨와 비교됐다.
연평균 기온을 찾아보니 28.9도다. 가장 더운 여름조차도 31도를 넘지 않는다.
어쩌면 한국처럼 매서운 겨울과 습하면서 무더운 여름이 없는 이곳은 사람들이 정착해 살기에 더 좋은 조건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그래서인지 사이판은 세계에서 가장 평온한 기후를 가진 곳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이처럼 살기 좋은 조건이다 보니 사이판이 있는 북마리아나 제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2천 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차모로족이 정착해 온 이 섬들은 15세기 스페인 사람들의 항해 중에 발견되면서 유럽에 알려졌다.
스페인과 독일의 지배를 거쳐 1차 세계대전 후 일본에 점령됐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 중인 1944년 미군이 사이판에 상륙하면서 미국 통치령이 됐다가 자치령으로 바뀌어 현재에 이른다.
사이판 공항에 내리자마자 나흘짜리 유심카드를 20달러에 샀다.
공항 오른쪽에서 기다리던 투어 가이드를 만나 숙소인 사이판 월드 리조트로 향했다.
거리 곳곳에는 불꽃 나무(Flame Tree)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주황색 꽃이 마치 불꽃이 타는 듯한 느낌을 줘 얻은 이름이다.



◇ 렌터카로 즐기는 사이판 여행
남국의 여행지를 가는 여행자들에게는 서너 가지 로망이 있다.
그중 하나가 빨간색 또는 노란색 컨버터블을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이다.
남국의 여행지에서 한국에서는 몰아보지 못했던 오픈카를 타고 다니는 호사를 누리고 싶은 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길거리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타고 다니는 노란색 또는 빨간색 스포츠카들을 만난다.
대부분 렌터카 회사에서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을 빌릴 수 있다.
리조트로 찾아온 렌터카 회사 직원에게 보험료 등을 지불한 뒤에 차를 인수했다.



햇살이 뜨거웠지만, 뚜껑을 열고 달렸더니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에어컨을 오래 쐬면 머리가 아픈 듯 느끼는 체질이라 청량감이 너무 반가웠다.
거리에 생각 외로 차량도 많지 않았고, 한국인 관광객 외에는 외국인의 모습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사이판의 인구 밀도는 약 378명/㎢로 서울시 인구 밀도의 43분의 1에 불과하다.
사이판 사람들이 서울 사람들보다 43배 넓은 공간을 누리는 셈이다.
미리 음악을 담아온 USB 메모리 카드를 차에 꽂았다. 미국 주자 플루겔혼 주자 척 맨지오니의 '필스 소 굿'(Feels So Good)'을 들으며 차를 몰다 보니 해방감이 한껏 느껴졌다.
20여 분 달리다 보니 발아래 깎아지른 절벽의 비경을 마주친다. '만세 절벽'이다.



◇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에게 슬픈 섬
사이판은 한국인에게 가슴 아픈 섬이다.
일제강점기 한국인 징용자들이 끌려와 희생당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만세 절벽(Banzai Cliff)은 제2차 세계대전의 뼈아픈 상흔이 남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수세에 몰린 일본군은 이 만세 절벽과 뒤돌아서면 보이는 '자살 절벽'에서 '천황 만세'를 외치며 뛰어내렸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 가운데 일본군의 총칼이 무서워 어쩔 수 없이 몸을 던져야 했던 한국인 징용자들이 섞여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이판은 일본인이나 한국인 모두에게 쓰라린 아픔을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자살절벽 위에는 일본인들이 세운 혼령비가 많다.
태평양 한국인 위령 평화탑은 만세 절벽 아래쪽에 있어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들러 추모를 한다.


◇ 가족 단위 관광객 천국 '월드 리조트'

사이판의 여러 리조트 중 가장 주목받는 곳 중 하나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월드 리조트'다.
"혹 바다 전망이 아니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할 이유가 없다.
259실 전 객실이 모두 '오션 뷰'이다.
놀이동산을 떠올릴 만큼 물놀이 시설이 잘된 워터파크가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갖가지 종류의 풀장만 해도 다섯 개다. 파도 풀도 있고, 물이 차면 머리 위에서 대형 양동이가 쏟아지는 키즈 풀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무엇보다 200m에 달하는 슬라이드인 '마스터 블라스터' 와 2.5m 아래로 뚝 떨어지는 '블랙홀' 시설이 가장 인기가 좋다.



객실도 널찍했다.
월드 리조트에는 싱글베드 2개가 있는 '슈페리어룸' 이외에도 더블베드가 2개 있는 '디럭스룸'도 80실이나 된다.
가족 단위 휴양객이 대부분이어서 싱글룸은 아예 없을 정도. 2층에는 인기 캐릭터인 '뽀로로' 캐릭터 테마 방 10실이 있다.
뽀로로 객실은 인기가 많아 보통 한 달 전에 예약이 꽉 찬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뽀로로는 테마 객실 외에 1층 로비에도 상주한다.
무엇보다 데스크의 한국인 직원과 조식 뷔페에 포함된 다양한 한식 메뉴도 반가웠다.

◇ "모든 세상이 불타는 듯" 사이판의 석양
현지인들이 자주 들러 바비큐를 하고 술도 한 잔 나눈다는 '슈가 덕'을 찾았다.
저녁나절 이곳에서 보는 석양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은 왠지 구름이 잔뜩 끼어 석양을 못 볼 것 같았다.
그래서 슈가 덕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산 이시드로 비치 파크를 찾았다.


서쪽에 자리 잡은 이 해변은 석양 감상에 최적의 장소다.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서프 클럽'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면서 석양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주문하고 보니 좀처럼 나타나지 않을 것만 같던 석양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층 붉어졌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없을 만큼 모두 레스토랑에서 나와 휴대전화로 석양을 촬영하기 바빴다.
지금까지 만났던 석양 가운데 가장 멋진 것으로 기억될만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2년 8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성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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