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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계기로 우크라서 동성결혼 합법화 요구 분출

"참전 군인 다치거나 죽어도 동성 파트너엔 소식 전달조차 안돼" 젤렌스키 "계엄령 선포 상황서 헌법개정 어렵지만 청원 검토할 것"

전쟁 계기로 우크라서 동성결혼 합법화 요구 분출
"참전 군인 다치거나 죽어도 동성 파트너엔 소식 전달조차 안돼"
젤렌스키 "계엄령 선포 상황서 헌법개정 어렵지만 청원 검토할 것"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 징병된 성 소수자 군인과 그의 파트너에 대한 법적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동성혼 합법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3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웹사이트에 올라온 동성혼 합법화를 요구하는 청원에 3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동의하는 등 동성 커플에게 이성 커플과 같은 수준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원 작성자이자 스스로를 양성애자라고 밝힌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 출신 영어 교사 아나스타샤 소벤코(24)는 "이성애자 군인들은 전쟁터로 향하기 전에 애인과 결혼을 서둘렀지만, 동성 커플에게는 그러한 선택권이 없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고 좌절감을 느꼈다"면서 청원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 참전한 우크라 성소수자는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소벤코는 "(전쟁터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동성애자는 병원에 있는 자신의 애인에게 병문안을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만일 동성 커플에게 아이가 있다면, 그들 중 남은 사람이 아이를 출산한 엄마가 아니라면, 아이를 빼앗기게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법적으로 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남남"이라며 "이 청원은 그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결혼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규정에 따르면, 군인이 전쟁에서 사망할 경우 부모나 배우자, 가까운 친인척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러나 법적 혼인 관계에 있지 않은 동성 커플은 이러한 규정에서 제외된다.
또한 동성애인이 입원 중인 파트너를 방문할 권리가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으며, 재산을 공유하거나 사망한 파트너의 자녀를 양육할 수도 없다. 사망한 파트너의 시신을 인계받거나 국가로부터 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서도 배제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일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민주주의 국가는 모든 시민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방식에 의해 평가되며, 시민은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개인으로, 이들의 권리와 자유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따라 보장받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헌법은 혼인을 여성과 남성 간의 자유로운 동의에 기초한다고 적시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에 계엄령을 선포한 상태에서 헌법을 개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에게 청원에서 제기한 문제를 검토해 결과를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동성혼 합법화 논의에 대한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지는 않았다.
한편, 2014년 친서방 정권교체 혁명 '유로마이단' 이후 보수적 성향이 덜한 친서방 성향의 세력이 집권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dind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오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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