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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당원청원제 도입했더니...“개딸 투표권”, “최강욱 명예회복” 도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새로 도입한 온라인 ‘당원 청원 시스템’이 운영을 시작하자 마자 이재명 의원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의 요구로 도배됐다.

당원 청원 게시판 운영 이틀째인 2일 오후 4시 기준으로 1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공개된 12개 청원 가운데엔 8개가 ‘개딸’의 요구 사항과 맞닿아 있다. 전날 당원 청원 시스템이 도입되자마자 가장 처음 100명 동의를 채운 청원이 ‘신규 당원에게 전당대회 투표권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지난 대선 패배 직후 대거 입당한 ‘개딸’들이 당을 향해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안이다. 지난달 당 지도부가 검토 끝에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당원에 한정해 투표권을 부여하기로 결론을 내렸음에도, 이 의원의 강성 지지자들은 청원 시스템을 통해 재결정을 요구한 것이다.

5900여명의 최다 동의를 얻은 청원 내용도 ‘부정부패로 기소되도 당직을 유지할 있게 당헌을 개정해달라’는 요구였다. 작성자는 “검찰공화국을 넘어 검찰독재가 되어가는 지금, 야당 의원들에 대한 무차별한 기소가 진행될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사정정국이 예상되는 바, 민주당 의원 모두와 당원 동지들을 위해 해당 당헌당규는 변경 또는 삭제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로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를 대비한 개정 요구”라고 해석했다.

‘개딸’이 문자폭탄 등을 통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고 저격해 온 비재명계 인사들의 당원권 박탈을 요구하는 ‘대선해당행위자 처벌’ 청원도 4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개딸’이 지지해 온 최강욱 의원에 대한 명예회복 청원도 3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6월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내렸는데, 이 같은 판단을 재심에서 번복하라는 요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6월1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지지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의원 엄호’ 성격의 청원들이 빠르게 동의 건수를 불려 가고 있는 가운데 , 정작 ‘경찰국 저지·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등 정국 현안 대응 요구 청원은 외면을 받고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청원 게시판 발족 첫날인 1일 본지에 “당원들이 대여 투쟁에서 특히 결집력이 좋으니, 이상민 장관 탄핵 청원 같은 경우는 금세 5만명을 모을 것”이란 기대를 비쳤지만, 이 청원은 2일 오후 4시까지 3000명도 채우지 못했다.

당내에선 벌써 “당원 청원 게시판이 강성 당원들이 점령한 당원 게시판과 다를 게 뭐냐”(민주당 관계자)는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당원 공식 참여 채널을 구축해 문자 폭탄을 방지하고 건전한 소통 문화를 만들어 보겠단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당 지도부는 “무차별적 청원에 대한 제동 장치를 충분히 만들어뒀다”(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입장을 보였다. 당지도부 답변 요건을 ‘5만명’ 동의로 삼은 게 대표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직자는 “당원 게시판에서 주로 의견을 개진하는 당원들은 2000~3000명으로 추산된다”며 “실상 5만명을 쉽게 달성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강성 당원 규모를 오히려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원 신청 및 동의를 하려면 개인 휴대폰 인증도 필요하다. 최근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클리앙’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인증제’ 를 도입하자 정치 관련 게시글이 확 줄어들었는데, 민주당 역시 특정 개인이 ‘다중 아이디’를 써서 여론을 독점하는 걸 방지하겠단 입장이다.



윤지원(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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