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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못나가? 그래도 칸 비하인드 찍었다…역발상 통한 이 프로


JTBC '톡파원25시'를 연출하고 있는 홍상훈PD

코로나19로 일상의 대부분이 멈춰버렸던 세상, 방송계의 흔했던 해외 로케이션 또한 올스톱됐다.
하늘 길이 끊기면서 해외의 멋진 풍광을 소개하거나, 외국 현지에 한국 식당을 개업하고, 해외 명소에서 가수들이 버스킹 하는 류의 프로그램들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최근 일부 프로그램의 해외 로케이션이 재개됐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언제 또 멈춰설 지 불안한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이전 해외 로케 프로그램보다 더 생생하게 전세계 풍광과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매주 월요일 밤 9시 방송되는 JTBC '톡파원25시'다.

JTBC '톡파원25시'의 패널들이 각국의 톡파원들과 화상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장면. [사진 JTBC]

2월 초 첫 방송된 '톡파원25시'는 현재 3%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온가족이 볼 수 있는 교양 오락 프로그램'이란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은 한 마디로 역발상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에 가지 못한다면, 한국 교민, 유학생, 여행자 등을 통해 전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프로그램 연출자인 홍상훈 PD는 "전세계 곳곳에 한국인이 살고 있거나 여행하고 있고, 영상 크리에이터가 넘쳐나는 시대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며 "현지인 만이 알 수 있는 소식을 더 생생하고 신속하게 전할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속 세계의 랜드마크 모습과 일상이란 소재로 첫 방송을 시작한 '톡파원25시'는 스위스 융프라우, 이집트 피라미드 등 전세계 명소 소개 뿐 아니라, 건축물 탐구, 명문대 탐방, 면 요리 투어, 빈센트 반 고흐 작품 세계, 독일·이탈리아의 드림카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주제에 따라 심용환(역사), 오기사(건축), 이창용(미술, 건축), 박찬일(요리) 등 전문가를 초빙하기도 한다.
진화론의 발상지로 유명하지만, 쉽사리 발걸음이 닿기 힘든 갈라파고스 섬의 경우 세계여행 중인 톡파원 이소정 씨가 신비로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백은하 영화저널리스트와 프랑스 톡파원 문주 씨가 함께 취재한 칸 영화제 비하인드 편은 도시에 가득한 영화의 기운 뿐만 아니라,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배우의 수상 뒷얘기까지 시의성 있게 전달했다.

JTBC '톡파원25시'의 프랑스 톡파원 문주 씨가 턱시도 차림으로 칸 국제영화제를 취재하고 있다. [사진 JTBC]
JTBC '톡파원25시'의 줄리안이 스페인 유명 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JTBC]

홍 PD는 "베니스·베를린 영화제 또한 커버하고 싶다"며 "18명의 톡파원이 각자 고유한 캐릭터를 구축해가고 있고, 국제결혼 커플이 소개하는 일상 또한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 알베르토, 줄리안, 타일러 등이 톡파원들과 화상으로 토론하고, MC 전현무와 김숙 등이 코믹한 양념을 치는 것도 흥미 포인트. 이런 출연진 구성은 홍PD가 '비정상회담' 조연출을 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그는 "'톡파원25시'는 '비정상회담'의 DNA를 이어받은 프로그램"이라며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면서 외국 관광청에서 자기 나라도 취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PD는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전해주다가 전사한 톡파원 데니스 안티포우의 추모 메시지를 내보낼 때"를 꼽았다. 한국을 사랑했던 우크라이나 청년의 비극은 JTBC 뉴스를 통해서도 방송됐다.
그가 톡파원의 눈을 통해 꼭 화면에 담고 싶은 지역은 어디일까.
"아직 아프리카 대륙을 취재하지 못했어요. 세렝게티를 가보고 싶고, 남미도 더 깊숙이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폭염이 심하니까 알래스카, 남극에 가장 가까운 우수아이아 풍광도 담고 싶어요. 최근 태국 톡파원이 소개해 화제가 된 핑크 국수처럼 현지 밀착형 콘텐트도 계속 발굴하고 싶고요. 오래오래 해서 전세계 풍광의 데이터베이스 같은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조선소 홍보팀에서 일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김태호PD의 '무한도전' 프로그램을 돕게 되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PD의 꿈을 다시 펼치게 됐다고 했다.
"'무한도전' 조정 특집을 찍는데 당시 회사가 조정협회 스폰서여서 프로그램 지원에 나서게 됐죠. 김태호PD가 제작진과 열심히 촬영하는 걸 보면서, PD가 되고 싶었던 오랜 꿈이 가슴에서 다시 요동쳤습니다. 서른 넘은 나이에 늦깎이 PD가 된 이유죠. 열심히 해서 월요 예능의 강자 JTBC의 영광을 되찾고 싶습니다."



정현목(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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