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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목의 역사' 코소보·세르비아, 차량 번호판 문제로 신경전

"두 국가 갈등, 우크라 전쟁으로 심화할 수도"

'반목의 역사' 코소보·세르비아, 차량 번호판 문제로 신경전
"두 국가 갈등, 우크라 전쟁으로 심화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국경을 맞댄 '발칸반도 앙숙' 코소보와 세르비아가 자동차 번호판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코소보가 자국 내 세르비아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번호판으로 바꾸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마련해 이날 시행하려 했으나 지난달 30일 유보했다.
코소보 정부는 미국, 유럽연합(EU)과 협의 후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나 격렬한 시위 때문에 잠정 보류했다.
현재 코소보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주민 다수는 세르비아에서 발급된 차량 번호판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코소보 정부가 자국 내 거주하는 모든 세르비아계 주민이 두달 내로 코소보 번호판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법안 시행을 추진했다.
하지만 세르비아계 주민은 거세게 반발했다.
지난달 31일 밤에는 세르비아계 주민 수백 명이 코소보와 세르비아 국경 주변에 대형 트럭 등을 주차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시위를 벌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시 시위 참가자 중 한명이 코소보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경찰은 이에 대응해 북쪽 국경 횡단 지점 2개를 폐쇄했다.
소요가 심화하자 제프리 호베니어 코소보 주재 미국대사는 "이 결정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코소보 정부에 법안 시행을 한 달 유보할 것을 요청했다.
이 분쟁은 비단 코소보와 역내 세르비아 주민 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전날 코소보 정부를 직접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그는 언론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평화를 추구할 것이지만, (갈등이 생긴다면) 항복은 없을 것"이라며 "그들(코소보)이 감히 세르비아인을 박해하고 학대하고 죽인다면, 세르비아는 싸워 승리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작년에도 코소보에서 세르비아 번호판을 단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는 문제를 두고 양국은 갈등을 빚었다.
당시 코소보는 세르비아가 시위대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어찌 보면 하찮은 번호판 분쟁에 국제사회가 긴장하는 것은 코소보와 세르비아가 이미 참혹한 피의 분쟁을 겪은 바 있기 때문이다.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수천 명이 사망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이후 2008년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독립을 선포했으나, 세르비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코소보를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두 국가의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현재 코소보는 미국과 EU를, 세르비아는 러시아와 중국을 핵심 동맹국으로 두고 있다.
특히 세르비아는 EU 가입을 추진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
최근 EU가 러시아 원유의 부분 금수를 포함한 6차 제재를 내놨을 때도 세르비아는 러시아와 에너지 계약을 갱신하고 관계를 유지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이 외에도 러시아와 군사,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친러 행보를 보여왔다.
hanj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유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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