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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韓촬영 日사진작가 "피맛골 기록 남기고 싶었다"

주일한국문화원, 후지모토 작품 등 전시하는 韓식문화전 개최

반세기 韓촬영 日사진작가 "피맛골 기록 남기고 싶었다"
주일한국문화원, 후지모토 작품 등 전시하는 韓식문화전 개최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1970년부터 한국의 풍경과 일상을 촬영해온 일본 사진작가 후지모토 다쿠미(73)는 서울 종로의 명물이었던 '피맛골'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었다.
지난 29일부터 도쿄에 있는 주일본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후지모토 작가 사진전에는 그가 52년 동안 한국을 100여차례 방문해 촬영한 식문화 관련 작품이 전시됐는데 피맛골의 재개발 전 모습도 소개돼 있다.
후지모토 작가는 사진전 첫날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2008년 당시 지인으로부터 피맛골이 서울시의 정책으로 없어지니 취재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촬영하게 됐다"며 피맛골 촬영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피맛골을 잘 찍지 않았다"며 "나는 갈 때마다 골목길과 식당, 음식 등을 촬영했다. 피맛골이 없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촬영해서 기록을 넘겨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피맛골은 도시 재개발 정책에 따라 이제는 고층 빌딩 사이에 그 흔적만 남게 됐다.
재개발 후 세워진 피맛골의 유래를 설명한 안내 간판에는 조선시대 가마나 말을 타고 종로를 오가는 고관대작과 마주치는 것을 피하려고 서민들이 뒷골목을 이용했고, 그 길을 따라 주점과 식당 등이 생겨나 '말을 피하는 골목'이라는 뜻으로 피맛골이라고 불리게 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는 "한국은 개발 속도가 빨라 갈 때마다 사라지는 것이 많다"며 옛 모습이 사라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후지모토 작가가 사랑하는 또 하나의 한국 식문화 공간은 부산 자갈치 시장이다. 활력 넘치는 자갈치 시장에서 사진작가로서 에너지와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1970년대부터 자갈치 시장을 촬영해온 그는 "자갈치 시장도 예전과 달리 큰 건물이 들어섰고 당시(1970년대)의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후지모토 작가는 이 밖에도 이번 사진전에서 김장 담그는 모습, 재래시장 풍경, 사찰 수도승, 김해평야 농부의 모습 등 한국 식문화와 관련한 작품을 다수 전시했다.
그는 2011년 한국의 풍경과 일상이 담긴 필름과 디지털 사진 등 4만6천377점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해 한국에서도 일본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줬다.
그는 또한 일제강점기 소록도 병원장으로 일하면서 환자들에게 헌신한 하나이 젠키치의 흔적 등을 취재한 사진으로 2020년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주관하는 제39회 '도몬겐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문화원은 다음 달 31일까지 후지모토 작가의 작품과 함께 한국 식문화를 소개하는 '보고 느끼는 한국 식문화전'을 개최한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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