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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약탈 곡물 실은 배, 레바논 정박"…관련 회사 부인(종합)

보리·밀가루 1만t…현지 우크라 대사, 대통령 만나 "수입해선 안 돼" 앞서 경제장관은 "새 밀 수입으로 빵 부족 완화" 발표…하역은 아직

우크라 "러 약탈 곡물 실은 배, 레바논 정박"…관련 회사 부인(종합)
보리·밀가루 1만t…현지 우크라 대사, 대통령 만나 "수입해선 안 돼"
앞서 경제장관은 "새 밀 수입으로 빵 부족 완화" 발표…하역은 아직



(서울·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김성진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훔친 것으로 의심되는 곡물 1만t이 레바논 항구에 있다고 로이터·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바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자국에서 훔친 보리와 밀가루를 실은 시리아 국적의 선박이 레바논 북서부 지중해 연안 트리폴리 항구에 정박해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이 배는 우크라이나 상점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는 보리 5천t과 밀가루 5천t을 싣고 국제선 운항이 금지된 크림반도 항구에서 출발했다"며 "도난당한 곡식과 밀가루를 실은 배가 레바논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호르 오스타시 주레바논 우크라이나 대사는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직접 만나 러시아가 약탈한 곡물을 구매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레바논의 관계에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박 운항 정보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 배는 시리아 국적의 '라오디게아'호로 전날 트리폴리항에 도착했다.
이 배는 당초 시리아 타르투스항으로 향하고 있었고 이번 주 초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중간에 왜 레바논으로 방향을 틀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AP는 전했다.
라오디게아호는 시리아 정부와 연계됐다는 이유로 2015년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우크라이나는 시리아 항만당국이 소유한 선박 3척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훔친 밀을 수송하고 있으며, 라오디게아호가 그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정부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터키에 있는 곡물 거래 회사 관계자는 29일 문제의 밀가루는 우크라이나에서 훔친 것이 아니라 러시아산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로열 아그로사(社) 관계자는 익명으로 로이터에 배에 있는 밀가루 5천t을 레바논 정부가 아닌 현지 민간 업자들에게 팔려고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레바논 세관에서 아직 수입 허가를 내주지 않아 곡물이 하역되지 않은 가운데 회사에서 레바논 세관에 적법한 선적의 화물임을 보여주는 서류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선적 화물은 밀가루 8천t 정도에 보리 1천700t이라면서, 당초 시리아로 가려다가 레바논이 지난 3년간 지속된 경제위기로 빵 부족 상태라서 5천t의 밀가루를 레바논에 하역하기로 회사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화물은 시리아 항구로 간다는 것이다.
그는 레바논에서 밀가루가 t당 620∼650달러(약 81만∼85만 원)에 팔리는 데 비해 시리아에서는 600달러(약 78만 원)에 팔린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 사안에 대해 특정 선박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훔쳤다는 사실은 전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바논 세관 관계자는 라오디게아호가 장물을 운반했다는 정보를 입수함에 따라 아직은 하역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아민 살람 레바논 경제장관은 세관과 농업부가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살람 장관은 같은 날 앞서 새로운 밀 수입으로 레바논의 빵 부족 사태가 이번 주에는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밀이 어디에서 들어오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레바논은 2020년 폭발 사고로 베이루트 항구의 저장고가 크게 훼손된 이후 곡물을 비축하지 못했고, 이는 밀가루 등의 수급 불안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전쟁이 터지면서 우크라이나산 밀 의존도가 높은 레바논에서는 지난 4월 이후 베이루트 등 주요 도시에서 '빵 사재기 대란'이 벌어지는 등 식량난이 가중됐다.
러시아는 서방의 거듭된 지적에도 우크라이나 곡물을 해외로 빼돌린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kite@yna.co.kr,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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