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그 영화 이 장면] 초록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한 가족이 있다. 아버지(이태훈)는 아파트 경비 일을 하고, 어머니(김민경)는 주부다. 아들인 원형(강길우)은 장애인 활동지도사이며 오래 사귄 연인 은혜(김국희)가 있다. 원형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아버지와 고모들은 오랜만에 만나게 되고, 그들은 장례식장에서 집안싸움을 벌인다. 이후 고인이 살던 집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원형의 가족은 한 할머니를 알게 되고, 고인의 동거인이었던 그를 쫓아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초록밤
이야기를 따라가기보다는 극장에서 ‘체험’하는 것이 더 중요한 윤서진 감독의 첫 장편 ‘초록밤’은 약 100컷 정도로 이뤄진 영화다. 카메라는 움직이지 않고, 기승전결을 따르지 않는 서사는 묘한 대칭 구조를 지니며, 공간 속의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공기와 그들이 나누는 대화와 어색한 침묵이 영화를 구성한다. 그 톤은 오묘하다. 제목 자체가 그렇다. ‘초록’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인 생명력이 ‘밤’이라는 단어가 지닌 고요하고 어두운 뉘앙스를 만나면서 충돌하는 셈인데, 이 복합적인 느낌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그대로 이어진다. 그것을 가장 잘 드러낸 장면은 말 그대로 ‘초록밤’을 보여주는 신이다. 어떤 임계점을 넘어 판타지 직전까지 도달한 현실? 영화 속에 종종 등장하는 짙은 초록빛의 밤 장면들은 우리의 일상이 지닌 불안감을 초현실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며, 관객의 눈에 필터를 씌움으로써 오히려 현실을 더 직시하게 만든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