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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아베 추도연설 논란…국장 놓고도 국론 분열

국회서 아베 추도연설 논란…국장 놓고도 국론 분열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선거 유세 도중 피살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정치권이 추진한 일련의 절차가 일본 내에서 끊임없이 논란을 낳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내달 국회에서 실시할 예정이던 고인에 대한 추도 연설을 가을 이후로 연기하는 쪽으로 조율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29일 보도했다.
내달 5일 임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아마리 아키라 전 자민당 간사장이 추도 연설을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논란 속에 미뤄지는 분위기다.
애초 연설자로 아마리 전 간사장을 꼽은 것은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의 의향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마리의 이력이나 최근 행보 등이 눈총을 사고 있다.
그는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발족과 더불어 경제재생담당상으로 취임하는 등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는 정권의 핵심 인물이었으나 건설회사에서 뒷돈을 받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2016년 1월 사임했다.
다음 해 11월 자민당 행정개혁추진본부 본부장으로 복귀했고 2018년 10월에는 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전했다.
아베 정권 말기인 2019년 9월에는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에 임명됐다.
아마리는 아베 전 총리, 아소 다로 부총재와 함께 이른바 '쓰리 에이'로 불리며 실세로 군림했고 작년 10월 기시다 후미오 정권 발족 때 자민당 2인자인 간사장 자리를 꿰찼다. 같은 달 중의원 선거 때 지역구에서 낙선하는 바람에 물러났다. 중복 출마한 비례대표로 구제돼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아마리의 추도 연설 구상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야당 측은 그가 뒷돈 수수에 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의 한 간부는 "(추도 연설자가) 왜 7년 8개월 동안 관방장관으로서 제2차 아베 정권을 떠받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자민당 출신으로 총리를 지낸 인물이 사망했을 때는 야당 당수들이 추도 연설을 한 전례에 비춰도 아마리가 연설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한 간부는 "야당이 연설해서 모든 회파(會派)가 (고인을) 그리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절차로 아마리가 선택됐는지 알기 어렵다"고 반응했다.
이달 20일 아마리가 발송한 소식지도 반발을 샀다.
파벌이 없는 아마리가 당내 최대 규모인 아베파에 대해 "'당장'이라기보다는 '당분간' 집단지도체제로 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 하나 현재 상황에서 전체를 장악할만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논평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자민당은 임시 국회에서의 추도 연설을 일단 보류하고 나중에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추도 연설은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이후 처리 절차를 두고 벌어진 일본 내 분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본 정부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장례위원장으로 해서 9월 27일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전액 국비로 실시하기로 각의 결정했다.
고인이 헌정사상 최장기간 총리로 재직하면서 중책을 수행했고, 경제나 외교에 크게 공헌했다는 점 등이 국장의 이유로 꼽혔다.
전직 총리의 경우 요시다 시게루(1878∼1967) 외에는 국장을 실시한 사례가 없다.

일본이 현행 헌법 제정과 더불어 패전 전에 존재하던 국장령(令)이 실효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국장에 반대하는 이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조의(弔意)를 강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장이 좋은 결정이라는 의견이 50.1%였고 좋지 않다는 의견이 46.9%였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사가현 릿토시와 에히메현 이마바리시 등 10개 지방자치단체가 '국장을 취소하지 않으면 전국 아이들을 유괴하겠다', '국장이 열리는 곳에 농황산을 뿌리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수신했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국장이라는 형식이 도리어 사회의 분열을 확대하고 정치 지도자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방해하지는 않을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으며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장이 여론 분단을 더욱 확대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정부·여당의 역할"이라고 제언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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