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통발 체험…돌게·붕장어·우럭 100㎏도 가져가유
행복농촌 ③ 보령 학성2리

천수만에 통발 150개, 해산물 걷는 재미
학성2리는 어촌과 농촌이 어우러진 서해안의 전형적인 시골이다. 현재 80가구 130여 명이 산다. 4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은 부자 동네로 통했다. 김 양식이 성업해 200가구 가까이 살았었다.
1980년대 천수만 간척사업이 본격화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농지가 생겨 혜택을 본 마을도 있었지만, 학성2리는 아니었다. 연안 개발로 바다 환경이 변해 김 농사가 줄줄이 망했고, 주민 상당수가 마을을 떠났다. 먹고 살기가 팍팍해지자 동네 분위기가 흉흉해졌다. 가장 큰 문제는 낚시꾼이 버리고 간 쓰레기. 쓰레기를 두고 어민과 농민 사이에 갈등이 커졌다.

학성2리는 농어촌 체험마을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인근 섬 허육도와 연계한 바지락 채취, 보트 투어, 농산물 수확 체험 등을 계획하고 있다. 학성2리 앞바다는 낚시꾼 사이에서 정평이 자자한 어장이다. 해마다 3만명 가까운 강태공이 찾아온단다. 10여 년 전부터 해온 통발 체험이 대표 상품이다.
통발 체험은 싱싱한 해산물을 통째로 쓸어 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을 안 회변항에서 네다섯 명이 한 배(40만원)를 빌려 타고 나가, 천수만 바다에 뿌려둔 통발 150개를 2시간 만에 거둬들인다. 그날의 조황은 복불복인데, 많게는 한 번에 100㎏가량의 해산물을 가져갈 수 있단다. 돌게·갑오징어·붕장어·주꾸미·우럭 등 잡히는 어종이 다양하다. 이날은 유독 소라가 많이 딸려 올라왔다.
젓갈 많아 ‘젓떼기마을’ … 돌게장도 유명

학성2리 주변에는 돌아볼 곳도 많다. 2015년 공룡발자국이 발견돼 세간을 놀라게 한 염성해변이 옆 마을 학성1리에 있다. 썰물 때 물길이 드러나는 이른바 ‘맨삽지’로, 뭍에서 불과 30m 거리다. 지난달 개통한 서해안 종주 트레일 ‘서해랑길’도 멀지 않다. 천북굴단지를 중심으로 한 62코스(15.9㎞, 5시간 소요)가 마을 인근을 지난다. 천북굴단지 뒤편 해안 숲길만 걸어도 가슴이 뻥 뚫린다. 천수만 바다를 내려다보며 오솔길을 거닐 수 있다.
백종현(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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