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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민이 진짜 바라는 인사와 공정의 가치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훌쩍 넘었다. 경제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위기에 직면했고, 취임 이후 주요 공직 인사도 원칙에 어긋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인사 문제는 향후 블랙홀처럼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막스 베버는 행정학 이론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독일 사회학자다. 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같은 공공 부문이든, 사기업 같은 민간 부문이든 관료제는 조직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도구라고 갈파했다.
부적절 인사 논란에 지지율 급락
공정과 상식 가치 공감대 흔들려
균형 인사로 국정 동력 회복해야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관료제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을 선발하고 승진 발탁할 경우 정치 요인이 개입된 사적·주관적 요소 대신 객관적 요소인 실적(merit)에 토대를 둬야 한다고 베버는 강조했다. 조직을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격이나 역량 등을 토대로 인적 자원(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뒀다.

관료제는 국가에 공을 세운 신하나 고관대작의 자손을 공개경쟁 시험인 과거(科擧)를 치르지 않고 관리로 등용하던 고려와 조선 시대의 음서제(蔭敍制)와는 다른 제도다. 베버는 관료제에서 강조해야 할 요소로 ‘비인격성(impersonality)’을 제시했다. 비인격성이란 조직에서 업무를 행하는 경우 인간적인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하면 행정을 수행하는 사람은 공공 서비스를 받는 당사자와 친하든 그렇지 않든 그들을 차별 없이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公)과 사(私)를 철저히 구분해 행정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실적과 비인격성 관련 비근한 사례를 들어보자. 최근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인물을 대통령실 직원으로 임용한 사례가 여러 건 지적됐다. 이에 대해 야당이 비판하자 대통령실은 ‘선거 기간에 열심히 도와줬고 능력도 검증된 사람인데 무엇이 문제냐’는 취지로 반박했다.

요즘 한국사회는 ‘공시족’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공직 진출의 문이 바늘구멍같이 좁다. 하위직이든 고위직이든 공직에 입문해 뜻을 펼치려고 고군분투하는 공직 후보자들이 각계각층에 무수히 많다. 윤 대통령의 집권에 크게 기여한 키워드로 ‘공정’과 ‘상식’이 거론됐지만, 최근의 인사 논란을 바라보는 수험생들이 지금은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최근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를 앞서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다. 지지율 하락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민심 이반과 함께 갓 출범한 정부의 국정 동력이 떨어질 수 있는 형국이다.

이런 현상을 초래한 요인은 복합적인 것 같다. 장관 등 고위직 인사 임명 강행과 관련한 인사 참사, 경제위기 대응 역량 미흡, 대통령 부인의 비선 수행원 동행 논란, 출근길 도어 스테핑 화법 논란 등이 두루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게 보면 인사의 공정성 문제가 정부의 발목을 가장 크게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국의 행정학계에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공공 가치론’이 등장했다. 하버드대 마크 무어와 애리조나 주립대 배리 보즈먼 교수가 공공 가치를 연구해온 대표적 학자들이다. 이들은 정부 조직 등 공공 부문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공공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특히 이들은 공공 관리자들이 ‘(국민이) 원하는 산출물’을 효과성과 능률성, 그리고 사회적 형평성 등을 토대로 만들어 낼 때 공공 가치의 창출이 이뤄진다고 역설했다.

이들의 이론을 인사 문제에 적용하면 국민이 윤 정부에 진짜 바라는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첫째, 국민은 지역·학력·성별·종교·연령 등과 무관하게 공정하고 균형 있는 공직 인사를 보고 싶어한다. 둘째, 국민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게 정부가 더 큰 관심과 배려를 실천하길 바랄 것이다. 대통령이 앞으로 임명할 자리는 수두룩하다. 정부가 이런 비판적 목소리를 얼마나 인사에 잘 반영할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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