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공개된 숨진 여군 수첩엔..."다 뒤집어 씌워, 내게 분풀이"
지난 19일 충남 서산의 공군 비행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 부사관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강모(21) 하사의 관사에서 발견된 유서 일부를 공개했다. 유서가 공개되고 군 검찰이 고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에 들어가면서 공군 비행단의 비극은 진상규명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현장감식에서 발견된 유서
당시 현장 감식단은 관사 거실 바닥에서 강씨의 유서로 추정되는 수첩 기록, 그리고 휴대전화와 스마트워치를 발견했다. 수첩 기록엔 여러 날에 걸쳐 자필로 작성된 강씨의 호소가 담겼다고 한다. 군인권센터 활동가는 유족의 동의를 얻어 수첩 기록을 촬영했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를 공개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고인이 남긴 메시지 등을 모두 확인한 뒤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어서 일단 수첩 기록의 10%만 공개하기로 유족 측과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故 이예람 중사 같은 관사 사용

이 관계자는 “관사 배정을 관리하는 복지대대는 부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초임 하사에게 일언반구 없이 아무도 살려 하지 않는 관사를 배정했다”며 “신상 관리 대상인 초임 하사가 해당 관사에 거주하게 된 배경과 강 하사가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었던 사정을 인지했는지 면밀히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하사의 유서에도 “관사로 나온 게 후회된다. 다시 집 들어가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강 하사가 세상을 등지기 전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서가 공개되면서 인권위의 조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의 군인권보호관은 사건 발생 당일 공군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통보받고 조사에 나선 상태다. 인권위는 수사 중인 군 검찰과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한편 강 하사 유족들과 면담일정을 조율 중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심석용(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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