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신동엽 "세상 달라졌구나"…성소수자의 사랑 보여주는 예능

웨이브가 각각 지난 8일과 15일 공개한 퀴어 예능 '메리 퀴어'(왼쪽)와 '남의 연애' 포스터. [사진 웨이브]
설렘과 긴장감이 뒤섞인 표정의 출연자들이 한명씩 저택에 입장한다. 양손에는 합숙을 위한 짐이 든 캐리어가 들려있고 “제 이상형은 키 175cm 이상에 자기관리 잘하는 사람이에요”, “기회가 된다면 가족도 같이 소개받을 수 있는 진지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등 새로운 인연을 기대하는 내레이션이 깔린다.

흔한 관찰 연애 예능의 첫 장면인 듯 보이지만, 줄줄이 입장하는 이들의 성별이 모두 남자라면? 지난 15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첫 공개한 예능 ‘남의 연애’는 6명의 남자들이 8일간 한 집에서 생활하며 사랑을 찾는 ‘국내 최초 남자들의 리얼리티’다. 그간 수많은 일반인 연애 예능이 존재했지만, 스스로를 동성애자로 정체화한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은 ‘남의 연애’가 처음이다.

웨이브 ‘퀴어예능’ 잇따라 공개

사회에 분명 존재하지만, 방송에는 공공연히 드러나지 않았던 성소수자의 사랑을 다루는 예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과거 TV 드라마에 동성애 코드가 등장하기만 해도 극렬한 반발이 일었던 사회 분위기를 고려하면 큰 변화다.

웨이브 예능 '남의 연애'는 6명의 남자들이 8일 동안 한 집에서 생활하며 사랑을 찾는 '국내 최초 남자들의 리얼리티'다. [사진 웨이브]

웨이브는 ‘남의 연애’에 앞서 지난 8일에는 ‘메리 퀴어’라는 퀴어(다양한 성소수자를 통칭하는 말) 예능도 공개했다. ‘남의 연애’가 ‘하트시그널’(채널A), ‘환승연애’(티빙), ‘솔로지옥‘(넷플릭스)과 같은 짝짓기 예능이라면, ‘메리 퀴어’는 성소수자 커플의 일상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관찰 예능이다.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양성애자 등 3쌍의 퀴어 커플이 동거하며 겪는 소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담아낸다.

이들 예능을 두고 ‘퀴어 소재를 자극적으로 다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공개 이후에는 성소수자들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보여준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특히 ‘메리 퀴어’에서는 여자에서 남자로 성별 정정을 하려는 트랜스젠더 출연자가 수영장 입장을 거부당하거나,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하려는 게이 커플이 “접수만 가능하고 그 이후 절차는 진행할 수 없다”는 직원의 말을 듣는 등 성소수자 연인이 실제 현실에서 부딪치는 여러 장벽을 보여주며 보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미 오래전 커밍아웃을 한 방송인 홍석천을 필두로 신동엽, 하니로 이뤄진 MC 군단은 커플들의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관찰하며 성소수자가 낯설 수 있는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다. 1화에서 신동엽은 “처음 이 프로그램을 한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 ‘진짜 우리 사회가 달라졌구나, 다름을 인정하게 됐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우리가 이걸(퀴어를) 권장하거나 미화하는 게 아니라, 그냥 바라보면서 ‘저런 삶도 있구나’ 담담하게 지켜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이브 예능 '메리 퀴어'는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양성애자 등 다양한 퀴어 커플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담아낸다. [사진 웨이브]

“OTT가 가능케 한 변화”
이처럼 퀴어 예능이 등장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달라진 사회적 인식도 있지만, BL(Boy’s Love) 드라마 등 동성애 코드의 콘텐트가 OTT를 매개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흐름이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실 웹소설 등의 업계에서는 이미 BL과 같은 동성애 콘텐트가 어느 정도 ‘돈이 되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며 “퀴어 예능도 BL이 방송으로 진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TV 채널에 비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OTT였기에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했다.

‘메리퀴어’와 ‘남의 연애’ 제작에 참여한 임창혁 웨이브 프로듀서는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다양한 장르를 고민하던 중 BL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현상을 보며 호기심이 생겼고, 여러 작품들을 보며 퀴어를 이해하게 됐다”며 “극적 요소를 가미한 드라마가 아닌, 리얼한 퀴어 콘텐트는 왜 세상에 나오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다. 성소수자들의 환경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면, 그들의 생생한 삶 자체를 보여줘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퀴어 예능 제작 소식에 일부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우려된다” “동성애를 굳이 세상에 알려야 하나” 등 웨이브에 항의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폐지하라거나 시청 연령 등급을 상향하라는 요구들이 방송 초반에 특히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런 의견을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그보다 다양성에 대해 건전한 토론이 이뤄지는 등 긍정적 시각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폐지는 검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소수자를 전면으로 다루는 예능이 자칫 선정성을 쫓거나 퀴어를 지나치게 이질적인 것으로 묘사하는 길로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성소수자들이 방송에 노출된 이후 의도치 않게 혐오나 차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등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며 “이들을 단순 호기심 차원에서 들여다보는 시선이 되지 않도록 충분한 고민을 거쳐 책임감 있게 방송을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수현(nam.soohyoun@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