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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인권단체, 스리랑카에 시위대 무력 진압 중단 촉구

대통령 취임 다음 날, 자진 철거 예고한 시위대 텐트 군경이 부수고 내쫓아 EU·미국 대사 등 무력행사 비난

서방·인권단체, 스리랑카에 시위대 무력 진압 중단 촉구
대통령 취임 다음 날, 자진 철거 예고한 시위대 텐트 군경이 부수고 내쫓아
EU·미국 대사 등 무력행사 비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스리랑카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상대로 무력 사용을 중단하라는 서방 국가들과 국제 인권단체들의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스리랑카 데일리 미러와 이코노미 넥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라닐 위크레메싱게 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지난 22일 새벽 군경을 동원해 대통령실 앞에 진을 친 시위대를 급습, 텐트를 모두 부수고 시위대를 내쫓았다.
대통령실 앞을 점거하고 있던 시위대는 이날 자진 철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였지만, 군경은 이보다 몇 시간 앞서 장비를 동원해 시위대를 덮쳤다. 당시 군경은 수백명 규모였으며, 일부는 무장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언론인 2명과 변호사 2명이 군인들의 공격을 받았으며, 군경은 시위대와 변호사 등 11명을 체포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은 전날 성명을 통해 "스리랑카 정부가 정부 이양 과정에서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 등 개인의 권리를 옹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U는 평화적인 집회와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한 부당한 무력 사용을 비난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주재 미국 대사인 줄리 정도 지난 22일 위크레메싱게 대통령과 만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하룻밤 사이에 시위대에 대한 폭력 사태가 문제 되고 있다"며 "대통령과 내각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스리랑카 국민들의 요구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시민들을 탄압할 때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와 안정을 회복하고 경제 재건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인권 단체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의 미낙시 강굴리 남아시아 국장은 "새 정부가 법치보다는 무차별적인 무력으로 행동하겠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전달했다"며 "스리랑카의 국제 파트너들은 자국민의 권리를 짓밟는 정부를 지지할 수 없다는 크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앰네스티도 "새 정부가 집권한 지 몇 시간 만에 폭력적인 전술에 의존한 것은 창피한 일"이라며 "시위자들은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가 있으며 스리랑카 당국은 반정부 시위에 대해 반복적으로 과도한 무력 행사와 협박, 불법체포로 대응한다"고 비난했다.
스리랑카는 국가 부도 사태를 맞자 휘발유 등 필수 수입품 수입이 끊겼으며 생활고에 시달리던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9일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점거했다.
이 사건으로 고타바야 라자팍사 당시 대통령은 해외로 대피한 뒤 사임했고, 총리였던 위크레메싱게도 퇴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고타바야 전 대통령이 도피하며 위크레메싱게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지명하자 그는 사임하겠다는 말을 바꾸고 권한 대행에 올랐다.
그는 이어 국회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여당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올랐지만, 반정부 시위대는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스리랑카 정부가 강제로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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