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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관계 개선 동력 잃을라'…尹대통령 지지율 하락 걱정하는 일본

日 전문가 "어느 나라나 지지율 떨어지면 적 공격해 응집력 높여" "韓, 중요하지만 신뢰 못 해…對日 강경 자세로 전환 가능성 우려"

[이슈 In] '관계 개선 동력 잃을라'…尹대통령 지지율 하락 걱정하는 일본
日 전문가 "어느 나라나 지지율 떨어지면 적 공격해 응집력 높여"
"韓, 중요하지만 신뢰 못 해…對日 강경 자세로 전환 가능성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한일관계 개선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첫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기대했던 양자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한국 측과 달리 일본 정부는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에 발목이 잡혀 선뜻 손을 맞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한일관계 개선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 보수파 눈치 보는 기시다…아베 사망으로 더 복잡해져
지난 18∼20일 일본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은 기시다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
한국 외교장관의 일본 총리 예방은 4년 만이었다.
박 장관은 예방 후 취재진과 만나 "강제징용 배상 문제 관련해 일본 기업의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기시다 총리에게 말씀드렸고, 그러기 위해 일본 측이 성의있게 호응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시다 총리에게 정상 간 셔틀외교를 제안했다"며 "이번에 외교부 장관으로서 일본에 처음 방문한 것도 한일 간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대화하기 위한 셔틀외교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박 장관을 만난 기시다 총리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과의 면담 뒤 기시다 총리의 회견 시간도 18초에 불과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견에서 "박진 장관으로부터 아베 전 총리 서거에 대한 윤 대통령의 조의를 전달받고 제가 감사의 뜻을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일관계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일본 TBS방송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박 장관에게 1965년 수교 당시 관계를 기반으로 현안 해결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내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기시다 총리가 집권 자민당 내 강경 보수파의 눈치를 더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강경 보수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아베가 급서하면서 그의 유지를 받들자며 보수파가 똘똘 뭉치고 있는 데다 이들의 의견을 조율하거나 통제할 리더가 사라져 보수세력을 설득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달 초 실시된 참의원 선거 압승을 바탕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던 기시다 총리에게는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생긴 것이다.
일부 자민당 내 강경파는 이번에도 기시다 총리가 박 장관을 만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참의원 선거가 한창일 때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한일관계 개선을 향한 긍정적인 자세를 내놓기가 힘들어졌다며 "기시다 정권이 역사 문제에서 한국과 타협하는 것으로 비치면 (자민당 내) 보수파의 반발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NHK는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기 전에 (일본 측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한국 측이 강구할지 신중히 지켜본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 "중요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나라"…尹 지지율 하락에 동력 상실 우려
일본 정치권에서는 한국에 대해 '중요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반일 기류가 강했던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때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무효화하고 대법원판결을 내세워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를 이슈화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과거사와 관련한 이런 문제들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고 여긴다.
57년 전 체결된 협정으로 일괄 해결된 문제들을 다시 끄집어내 이슈화하는 것은 뿌리 깊은 반일 정서를 자극해 국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목적이라는 게 일본 정치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 내에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역대 한국 정권이 지지율 제고와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일본 때리기'에 나섰던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전임 문재인 정부와 달리 한일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지지율이 너무 떨어지면 '일본 때리기'로 반전을 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32%에 그친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0%에 달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겸 평론가인 사사키 도시나오는 20일 라디오채널 닛폰방송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달 전 48%에서 15%포인트 하락해 33%가 됐다"며 "어느 나라나 그렇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적을 만들고 공격해 내부 응집력을 높이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도 마찬가지로 지지율이 너무 많이 떨어지면 '일본에 대해 유화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일본에 대해 한 번 더 강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 "중요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표현했다.
문재인 정권 5년간 '반일 메시지'가 넘쳐났던 8.15 광복절이 다가오는 것도 일본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21일(현지시간) "일본 측은 한국과의 역사적 논쟁이 1965년 협정 체결과 함께 5억 달러의 배상금을 한국 정부에 주면서 이미 해결됐다고 여긴다"며 "일본 정부가 역사적 논쟁에서 양보할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passi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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